[책속의 포스트잇] 내 자식 체벌은 정당한가
[책속의 포스트잇] 내 자식 체벌은 정당한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5.28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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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상가족> 김희경 지음 | 유승하 그림 | 동아시아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학대와 체벌의 경계가 과연 어디일까. 부모라면 특히 더 고민되는 지점이다. 그런데 상당수 부모들은 아이들을 때리지 않고 키우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자신도 그렇게 자랐지만 잘 컸지 않느냐는 논리에서다. 그런데 자식 체벌, 과연 정당할까. 체벌과 학대는 정말 동떨어져 있을까.

이와 관련해 <이상한 정상가족>(동아시아.2017)에는 자식 체벌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적하는 대목이 나온다.

“나는 선량한 많은 이들이 정상과 비정상 사이의 금을 매우 쉽게 긋는다는 걸 깨달았다. ‘정상가족’ 내에서 허용하는 체벌과 ‘비정상가족’에서나 일어나는 학대. 두 가지는 서로 다르고 섞이지 않는다고들 생각한다. 마치 정상과 비정상이 매우 동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런 사고방식은 뭔가 좀 이상하다.

여성에 대한 폭력에 빗대어 생각해보자. 요즘 우리는 ‘성폭력은 나쁘지만 부부나 연인 사이에 다투다 보면 뺨 몇 대쯤 때릴 수 있지 뭐’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성희롱을 더 이상 직장 내에서 관계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농담으로 간주하지 않고 성폭력에 포함시켜 금지한 게 한참 전의 일이다. 여전히 성희롱이 자주 일어나는 현실이기는 해도 ‘대부분의 회사에서 다들 하니까 그 정도는 괜찮다’고 말하지 않을 정도로까지는 사회적 인식이 발전해오지 않았던가.”

저자는 이어 아이들에 대해서 이야기가 다르다 지적한다. 학대는 나쁘지만, 아이를 키우다 보면 때리지 않고 키우기 어려우며 버릇을 가르치기 위해 체벌은 필요하다고 말이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한 ‘2016년 국민 인권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가량은 아동이나 청소년을 체벌해도 된다고 나타났다.

이런 사고가 수차례 탈출을 시도하고 도움을 청했지만 끝내 주검으로 발견된 ‘2016년 부천 학대·시신유기 사건’, 친부의 감금과 폭행에 시달리다 가스배관으로 탈출한 ‘2015년 11세 소녀 탈출사건’, ‘2013년 칠곡의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발생시킨 건 아닐까.

저자는 아이에 대한 체벌을 부모와 양육자가 할 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과 사회는 학대에 대해서도 민감성이 떨어진다고 꼬집는다. 특정 조건 하에서 체벌을 수용하는 사회에서 폭력이 더 높은 수위의 폭력으로 자랄 수 있다고 경고하며 체벌과 학대 사이의 거리가 진정 존재하는지 묻는다.

“체벌을 허용하는 태도와 학대 사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거리가 있긴 할까. 우리는 왜 체벌과 학대의 경계가 뚜렷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을까? 어른을 때리면 폭행죄로 처벌받지만 가족 안에서 이루어진 체벌은 왜 괜찮다고 용인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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