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포스트잇] 낮선 여행지에서 선의에 기대는 법을 알았다
[책속의 포스트잇] 낮선 여행지에서 선의에 기대는 법을 알았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8.09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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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마도> 김연수 지음 | 엄유정 그림 | 컬처그라퍼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여행을 가면 맛집과 핫스폿을 찾아다니기에 바쁘다. 돈 쓰며 떠나는 만큼 여행지 곳곳을 둘러보고 평소 맛볼 수 없는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는 당연하다. 그런데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금세 휘발되고 마는 맛집과 핫스폿이라는 ‘명성’을 먹고 경험하는 것에 국한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다행스럽게도 <언젠가, 아마도>(컬처그라퍼.2018)는 여행의 진정한 묘미가 무엇인지 일러준다.

“여행자라는 약한 존재가 되고 난 뒤에야 나는 사람의 선의에 기대는 법을 익히게 됐다. 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은 여행자에게는 근처에 있는 호텔을 찾아가는 게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그 동네 주민에게는 산책만큼이나 쉽다. 그러므로 그 여행자에게 필요한 행운은 단 한 사람, 그 호텔의 위치를 아는 현지인을 만나는 일이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어도 대단한 결심이 아니어도 괜찮다. 서로가 약간의 용기를 내기만 하면 된다.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용의, 선뜻 도와주겠다는 용의. 여행지의 행운이란 이런 두 사람이 만날 때 일어나는 불꽃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인생의 행운도 마찬가지겠다. 인생 역시 말하자면, 여행 같은 거니까.”(작가의 말 중에서)

김연수 작가는 여행의 진정한 묘미를 사람의 선의에 기대 법을 익히며 깨달았다. 선의에 기대는 여행지의 행운은 마치 두 사람이 만날 때 일어나는 불꽃 같다고도 덧붙였다. 한없이 가벼운 것들만 추구하는 이들에게 구식으로 보일지 몰라도 작가의 말이 따뜻한 이유는 아마도 SNS에 모든 경험을 인증하고 자랑하느라 놓치고 있는 아날로그적 만남이 주는 환희일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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