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인가, 자구책인가...현대라이프생명 몸살
갑질인가, 자구책인가...현대라이프생명 몸살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7.12.12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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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누계 2080억원...설계사 해고, 수당 삭감에 노조 반발
▲ 현대라이프생명이 적자와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현대라이프)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현대라이프생명이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적 악화로 인해 5년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그 여파는 점포 축소와 설계사 해고로 이어졌고, 회사 측과 설계사 측의 갈등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 현대라이프 노조, '강제해고 및 수당 미지급' 사측 불공정 시위

12일 전국보험설계사노조 현대라이프생명지부는 사측인 현대라이프생명을 대상으로 보험설계사에 대한 불공정, 갑질행위에 대한 기자회견 및 시위를 가졌다.

전국사무금융연맹와 금융정의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위는 회사의 일방적 수당삭감 등 불공정행위에 대해 진상조사해 시정조치하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7월부터 9월말까지 전국 70여개 모든 영업점포를 폐쇄하고 보험계약 수당도 50%를 일방적으로 삭감했다. 당시 2000여명이었던 설계사 대부분은 사실상 강제해고를 당해 현재 200여명으로 줄었다. 

이에 반발해 현대라이프생명 설계사는 지난 9월부터 1인시위와 집회를 이어오다 지난 3일부터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 현대라이프, 적자누계 2108억원..."보험 모르는 경영진의 운용 실패 탓"

이는 지속적인 실적악화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2012년부터 계속해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회사의 당기순손실은 2012년 연결 기준 314억원, 2013년 315억원, 2014년 869억원, 2015년 485억원, 2016년 197억원으로 이어졌다. 현재 적자 누계만 2180억원에 달한다.

특히 회사의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보험영업수익 5975억원, 영업이익 74억원 적자, 당기순이익 9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20년 전 당시 현대라이프가 녹십자를 인수할 때는 현대차그룹에 속해있어 현대차 판매 등이 수월할 거라는 희망이 있었는데, 막상 저가보장성보험(현대제로보험) 등 신상품 판매가 다 실패하면서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다"고 말했다.

설계사들은 보험에 대해 모르는 경영진이 와서 상품개발에 실패하고 부실한 설계사를 채용해  유지율이 엉망이 됐다고 토로한다.

■ 현대라이프, 점포 폐쇄 및 지원금 환수....노조 안되는 설계사, 보호 사각지대

현대라이프생명은 회사에 들어온지 1년이 안된 설계사들에게 지급되었던 정착 지원금도 환수하겠다고 해 반발을 사고 있다. 또한 점포 및 고객창구를 폐쇄로 인해 보험가입 고객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현대라이프 한 설계사는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진정서를 냈을 때도 답변이 사측과 관련된 문제이니 관여할 수 없다"고 한다며, "공정위는 금융위에 말해보라 하고, 금융위는 금감원에 이야기해보라는 식"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설계사는 "일반 정직원들은 40개월치 월급을 주면서 희망퇴직을 받지만, 설계사들에겐 2년간 나눠서 주는 수당도 퇴사 강요 이후 지급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사무금융연맹은 "설계사는 자신의 권익을 지켜줄 노조도 만들 수 없어 영원한 을의 위치에 있다"며 "회사는 이같은 설계사 약점을 이용해 영업정책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설계사 계약 해지로 발생하는 미지급 수당을 챙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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