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가 바꾼 면세업계 지형...대형업체 '웃고' 중소업체 '울고'
사드가 바꾼 면세업계 지형...대형업체 '웃고' 중소업체 '울고'
  • 오예인 기자
  • 승인 2017.10.17 13: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가 해외브랜드 인기 끌면서 국내 제품 밀려... 대형 업체만 유리
▲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에서 해외 명품 브랜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대형 업체들의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신세계면세점)

[화이트페이퍼=오예인 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국내 면세업계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면세업계 전체 매출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럭셔리 브랜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대형면세 업체들에게 유리해지고 있다. 반면 신규·중견·중소 사업자들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 사드 보복에 인기 품목 바뀌어... 해외브랜드 갖춘 대형 면세점에 유리

17일 NH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금한령(한국 단체관광 금지)' 이후 한국 면세사업 매출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품 및 고객구성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올 하반기 면세점 최상위 브랜드는 에르메스, 롤렉스, 까르띠에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점령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보따리상과 내국인이 늘면서 기존 국내 화장품 중심에서 해외브랜드의 고가 패션 잡화로 구매 품목이 바뀌고 있다”며 “보따리상의 경우 마진이 크고 통관 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해외 고가 브랜드 선호가 더욱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브랜드 구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 면세점은 중장기적 성장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소 중견 면세업체의 경쟁력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대기업 면세점의 점유율은 89.2%(6조943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중소·중견 면세점의 매출 점유율은 사드 여파로 올해 1%p 감소한 6.8%(5254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갖춘 대기업 면세업체인 신세계는 7월 매출 기준 업계 3위에 이름을 올리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롯데·신라 투톱 업체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점유율을 빼앗아갈 전망이다.

■ 타격 고스란히 중소·중견 면세점에... 국내 제품 인기도 시들해져

반면 중소·중견 기업 및 국내 제품 업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받은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 7월까지 매출이 50억 원에도 못미치는 중소·중견면세점은 무려 14곳에 달했다. 올해만 지방 중소 면세점 중 2곳이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10위권 안에 절반을 차지했던 국산 브랜드가 올해는 세 개로 줄었고 정관장은 21위까지 떨어졌다”며 “따이공 때문에 매출이 나온다고 해도 면세점이나 국내 브랜드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