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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이 책] '절대 고독' 무인도에서 당신에게 보낸 선물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 윤승철 지음 | 윤승철 사진 | 달 박세리 기자ldadawriting@whitepaper.co.krl승인2017.07.05 12: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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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살기 위해서 번거로운 일들을 해야 하는 고립상황을 마다하지 않는 남자가 있다. 정기적으로 무인도에 고립을 자처하는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달.2016)의 저자 윤승철 씨다. 극한생존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을 흉내 내는 게 아니다. 무인도에서만 오롯이 마주할 수 있는 ‘혼자’라는 느낌 때문이다.

“내가 무인도를 다니는 이유는 나만의 세계에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방에 혼자 있거나 카페에 혼자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 때문이다. 그게 전부다.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된 이유들이 따라온다.” (본문 중)

무인도를 다니는 이유다. 자발적 고립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풍성함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문명의 편리함에서 벗어나 보지 않은 사람은 막연하다. 그래서 ‘굳이?’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럴 무렵 이런 대목과 부딪쳤다.

오랜 시간 전 세계를 돌던 중 한식이 한국말이 그리웠을 무렵 페루서 우연히 군대 선임을 만났다. 두 명의 여학생이 합류하며 함께 마추픽추를 오르고 아타카마 사막을 넘고 우유니 소금사막을 지나고 아마존을 보고자 스물네 시간 버스를 타기도 했다.

그렇게 가족이 됐지만, 어느 날 선임은 100달러를 주고 동생들과 남은 여행을 잘하라는 인사만 남긴 채 매정하게 돌아섰다. 갑작스레 만난 인연이 너무 오래 여행을 함께 하다 보면 의도치 않은 모습까지 보게 된다며 인연이라면 한국에서 또 보면 된다는 말만 남겼다. 듣는 내내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만큼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저자도 동생들과 헤어졌고 두 여학생도 각자 헤어져 한 명은 탱고를 배우고 한 명은 새 인연을 만나기도 했다. 가왕도서 떠올린 지난 여행의 단상이다. 그는 이 일로 끝까지 함께 마지막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때를 알고 뒤돌아서는 이별, 타인과의 적당한 거리감, 시작과 끝, 그리고 멈춤과 이별을 배웠다. 아주 급작스럽게 또 진한 농도로.

아마도 자발적 고립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는 환경에서 흐려질 경험을 되새기는 매력, 생각할 수 있는 날것의 자유가 그곳에 존재해서가 아닐까. 누군가에게 그의 여정은 배부른 놀이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의 자발적 고립이 한량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관성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모습과 생존이라는 극한을 통해 자신을 마주해본 흔치 않은 사람이라서다. 또 시를 전공한 사람답게 더러 만나게 되는 무인도의 아름다운 묘사와 구절들은 또 다른 묘미다. 

박세리 기자  dadawriting@white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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