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담보대출 사기' 휘말린 금융사 '등급 빨간불'
'육류담보대출 사기' 휘말린 금융사 '등급 빨간불'
  • 이아람 기자
  • 승인 2017.02.23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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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3803억원, 가장 많이 물려...신용등급 악영향
▲ 2016년 12월 말 기준 대상 금융회사(5개사) 육류담보대출 익스포져 현황 (표=나이스신용평가)

[화이트페이퍼=이아람 기자] 지난해 말 발생한 육류담보대출과 관련된 금융사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6500억원에 다다르며 각 금융사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3일 NICE신용평가(이하 나신평)에 따르면 육담대 사기 관련 금융사의 총 취급잔액은 지난해 12월말 현재 65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나신평이 유효 신용등급을 보유한 금융회사 5곳을 점검한 결과 총 취급잔액은 484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이 총 4443억원,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총 3118억원에 달했다.

물론 향후 담보물건의 회수가치, 해권자협의에 따른 중복담보물건의 회수 권리 확보 여부 등에 따라 추가 손실부담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번 육류담보대출 부실화는 금융회사가 실시한 육류담보대출이 거래구조에 연관된 냉동창고업자, 중개업자, 대출차주가 공모해 중복대출·임의대출을 시행한 대출 사기로 인해 일어났다. 육류와 같은 동산의 경우 등기가 되지 않아 채권유무를 알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금융사별로 동양생명 취급잔액이 380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전액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됐다. 효성캐피탈의 취급잔액은 423억원이었으며 고정이하여신은 320억원이었다. 신한캐피탈은 취급잔액 242억원, 고정이하 158억원으로 조사됐다. 한국캐피탈의 취급잔액은 221억원, 고정이하여신은 56억원이었다. 이어 전북은행은 151억원 취급잔액 중 106억원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됐다.

이들 5개사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동양생명(2622억원), 효성캐피탈(242억원), 신한캐피탈(101억원), 전북은행(94억원), 한국캐피탈(59억원) 순이었다.

나신평은 “사고업체 연계 여신은 대부분 회수의문 이하 여신으로 분류됐다”며 “이외 창고업자·차주 관련 여신 중에서도 각 금융회사별로 담보가치 및 회수가능성 등을 고려해 추가 부실여신으로 재분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향후 육류담보대출 관련 부실여신 확대에 따른 금융회사의 건전성ㆍ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에 타격을 입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전날 나신평은 한국캐피탈의 장기신용등급(A/Negative→A-/Stable)과 단기신용등급(A2→A2-)을 모두 하향조정했다. 조정에는 ▲보유하고 있는 육류담보대출권 부실 가능성 확대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저하 ▲손실흡수능력·자산건전성 지표 열위 ▲유동성차입부채 비중이 업종 평균 상회 등의 점이 고려됐다.

자산실사를 통해 이번 대출사기 연계 부실창고업자와 직접 관련된 것으로 파악된 한국캐피탈의 육류담보대출 취급잔액은 113억원으로 총 육류담보대출의 51.8%를 차지한다. 회수가능성 기준으로 요주의 57억원, 회수의문 21억원, 추정손실 35억원으로 분류됐다.

다만 효성캐피탈, 신한캐피탈, 전북은행의 경우 이익창출력·재무안정성·자본완충력 등을 가지고 있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됐다.

나신평은 “이번 사건으로 동산담보대출 전반에 대한 부실 우려가 확대됐다”면서 “향후 금융회사의 여신심사를 포함한 시스템적 리스크 관리 수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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