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금융토크] 존리 대표의 '화장품 역발상 투자' 배경이 궁금하다
[WP 금융토크] 존리 대표의 '화장품 역발상 투자' 배경이 궁금하다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7.01.20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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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사드 배치로 국내 화장품 업종 전망 어렵다"고 말하는데...
▲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화장품' 주식 역발상 투자는 더 속시원한 설명이 필요하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최근 한 매체를 통해 "국내 대형 화장품 주식을 조금씩 사모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투자자의 이목을 모았습니다. 그 이유는 국내 대형 화장품 주식들이 중국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존리 대표는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이유로 화장품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국인들은 사드 우려에도, 어떤 방식으로 국내 화장품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만을 팔고 있는 회사가 아닙니다. 화장품 외 다른 제품을 통해 매출과 실적을 향상시킬 수 있으므로, 앞의 이유로 관련 대형 국내 화장품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견하는 것은 약간의 의구심이 듭니다.

또한 중국 당국이 사드를 이유로 국내 화장품 구입을 강하게 막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유통업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국내 화장품을 사들일 것이라는 주장은 위험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불법 유통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국내 화장품 주가의 급락은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인한 면세점 매출 둔화에서 온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존리 대표의 의견은 대중국 화장품 수출이 어떤 방식으로든 현재 상태보다 증가한다는 전망이어서 궁금증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현재 유통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사드 배치와 중국의 태도는 예견하기 힘든 악재입니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 관련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중국 이전수준으로 돌아가 있는 상태다"며 "중국이 한국으로의 저가 여행 패키지 상품을 줄이라고 압박하면서 국내 면세점 매출이 크게 감소해 주가가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도 "같은 이유로 오는 4월까지 주가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두 연구원 모두 사드 배치의 문제가 국내 화장품 업계의 주가 향방을 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시진핑 당국의 '입장'에 달렸지만 예측하기 힘들다고 조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존리 대표의 '화장품' 역발상 투자는 더 속시원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말 한마디가 언론에서 회자됨에 따라, 그의 발언을 듣고 투자에 임하는 개인투자자가 있을 수 있어서입니다.

그의 '장기간' 보유하면 언젠가 오른다는 주장은 성격 급한 국내 투자자들에겐 조금 내키지 않은 조언입니다. 오를 수 있어서 사모은다는 것, 과연 존리대표는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들어갔다 와서 호언하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돈많은 중국인들은 당국의 견제를 받느니 더 나은 프랑스 명품 화장품을 선택할 수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여하튼 이 문제의 근원인 사드 먹구름이 빨리 걷혔으면 합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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