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허지웅의 후회... 고(故) 신해철에 미처 못한 말 “형 사랑해”
[신간] 허지웅의 후회... 고(故) 신해철에 미처 못한 말 “형 사랑해”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12.14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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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바른말을 잘해 ‘입이 도끼날 같은 허지웅’이 에세이 <나의 친애하는 적>(문학동네.2016)을 냈다. 최근 모 TV 프로그램을 통해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만, 책을 통해 만나는 허지웅의 모습은 맛이 또 다르다.

그가 그리워하는 형, 고(故) 신해철을 회상하는 대목이 그렇다. 그는 후회하고 있었다. 해야 할 말을 제때 하지 못하고 미뤘던 시간을 말이다. 그리고 차마 간지러워 내뱉지 못했던 말은 “형, 사랑해”였다.

둘은 십수 개월 서로 연락 없다 다시 통화해도 시간차를 느끼지 않는 관계, 이음매 없는 형제였다. 그는 신해철의 부고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갑작스럽고 느닷없으며 앞뒤가 맞지 않는, 옳지 않은 죽음이었다. 그를 떠올리는 건 내게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중략) 침대에 누우면 잠이 오지 않고 천장이 내려앉았다. 그렇게 2년이 지나갔다.’ 171쪽 중에서

신해철이 떠난 지 2년이 넘어서야 겨우 그의 트위터 계정을 서성이며 남겨진 글들과 대화한다는 대목에서 허지웅이 느꼈을 아픔을 짐작해본다. 좋은 친구를 잃었을 때의 허망함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다. 요즘 같은 시국에 더 그리운, 고(故) 신해철을 떠올리게 한 대목이다.

이번 신간은 그의 경험과 생각, 사적인 이야기들이 버무려져 지루하지 않다. 특히 세월호, 왕따, 국정 교과서, 최순실 게이트 등 사회정치적 현안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만날 수 있다. 거기에 감초 역할은 책 속 함께 실린 영화 리뷰가 톡톡히 해낸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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