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의 서사학> 김태환 지음 | 문학과지성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지나가던 사람이 채소에 물을 주는 원예사에게 물었다. “왜 채소는 그렇게 정성껏 보살피는데도 잘 시들고 잡초는 보살피지 않는데도 왕성하게 자라는가?” 원예사가 대답했다. “대지의 여신에게는 잡초가 친자식이고 사람이 심은 채소는 의붓자식이기 때문이지” <우화의 서사학>(문학과지성사.2016)중에서
이솝 우화 ‘잡초와 채소’ 이야기다. 잡초 같다는 비유는 흔히 보호받지 못하거나 거친 풍파에 꿋꿋하게 버텨 끈질기게 살아남는다는 억세다는 통념이 깔려있다. 그런데 이 우화는 천덕꾸러기 잡초에 대한 이미지를 일순간 뒤엎는다.
잡초야말로 대지의 여신의 친자식이고, 정성껏 보살피는 채소는 의붓자식이라는 견해는 자연을 지배대상으로 바라보는 인간의 비유적 관념을 철저히 부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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