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너스 금리나 다름 없는 은행 예금. 종자돈이 없는 직장인에게 부동산 투자는 그림의 떡이다. 주식투자가 만만해 보이지만 실제론 리스크가 크다. 화이트페이퍼는 성공한 투자자, 해외 주식투자 석학,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경험과 식견을 응축해 남다른 소신과 노하우, 철학을 전하는 '투자백서'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우량주를 매수하고 싶지만 좋은 주식은 이미 너무 비싸서 한 주 사기도 벅차다. 그렇다고 급등을 노리고 중소형주를 사자니 업체에 대한 확신이 없어 투자금을 모두 잃을까 겁난다.
그래서일까. 최근 '역발상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역발상 투자는 주가가 '급락'했을 때 저가 주식을 쓸어담는 투자방법이다. 나쁜 소식으로 남들이 모두 내팽겨쳤을 때 소리소문 없이 주어담는 전략이다.
가령, 최근 3개월간 '남몰래 투자자'들은 '현대중공업'을 거침 없이 쓸어 담았다. 신저가 수준이었던 5만8000원까지 고꾸라졌던 주가가 3개월간 35% 뛰어 16만4000원까지 튀었다. 현대중공업 매수가 역발상 투자로 언급될 수 있는 이유는 지난 3년간 주가가 완전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초 28만원까지 고공행진해던 주가는 '조선주 불황' 전망으로 올해 초 기준 8만원까지 떨어졌다. 약 3.5배나 급락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존 템플턴의 중손녀 로렌템플런은 저서 '존 템플터의 가치 투자 전략'에서 존 템플턴의 이러한 '역발상 투자'를 소개한다. 바로 주식시장에 혈흔이 낭자했을 때, 남들이 두려워서 더이상 접근조차 못할 때 뛰어들라는 것이다.
존 템플턴은 이러한 투자자들을 '바겐 헌터(Bargain Hunter)'라고 칭한다. 바겐세일에 나서는 사냥꾼 같은 투자자가 돼 자신의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는 주식을 싼값에, 절호의 기회에 사라는 말이다. 이는 가치주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흔히 말하는 '가치투자'와는 조금 다르다. 시장에 관심을 잘 안받던 종목의 미래 성장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기존의 가치투자의 개념이라면, 역발상 투자는 원래 시장의 큰 관심을 받다가 '어떤 사건'에 의해 주가가 폭락해 받던 관심에서 철저히 소외돼 버려진 주식을 쓸어담으라는 것이다. 둘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존 템플턴은 미국이 대공황이 왔을 때 주식을 이렇게 쓸어담아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남들이 모두 일본 기업에 대해 회의적일 때 직접 일본에 거주하면서 그들의 신념과 놀라운 집중력, 근면함을 보고 아주 싼 일본 기업 주식을 모두 쓸어담아 역시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자부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버려진 주식'이라고 모두 덤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주가를 폭락시킨 이슈가 단기간에 끝날 악재인지 미래를 보는 '선견지명'이 필요한 게 포인트다.
가령 같은 시기에 조선업 불황을 동시에 겪었던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현대중공업'과 다른 길을 걸었다. 3만8000원 하던 주가가 4480원까지 8배 가까이 폭락했지만 결국 거래정지되고 말았다. 만약 조선업 불황을 노려 대우조선해양 '역발상 투자'에 뛰어들었다면 그건 '폭망'의 지름길이었을 것이다. 역발상 투자가 아니라 망할 투자였던 것이다.
이는 현대중공업은 산업 악화로 인해 수주 절벽을 앓았지만 조선업이 살아나면 회생 가능할 것이라고 역발상 투자자들은 믿고 과감히 투자에 뛰어 들었다. '수주'가 가능할 시점을 포착하는 등 현대중공업에 대한 정보를 모았던 투자자는 역발상 투자에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문어발식 경영과 돈잔치로 분식회계 규모가 1조5000억원으로 적발됐다. 적자를 흑자처럼 분식회계를 해놓고도 성과급으로 직원과 임원에게 2000억원이 넘게 지급했다. 이러한 일들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힘든 '고질적인 상황'이다.
이렇게 결국 기업의 정보를 알아보고 확인해가면서 기업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옳은 역발상 투자가 될 수 있다. 존 템플턴은 바람직한 역발상 투자로 '감정적인 매도자’들이 제공하는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라'고 조언한다. 투자자들의 두려움에 비롯돼 버려진 주식중에 '보석'을 찾는 역발상 투자. 누군가는 고수익을 위해 이러한 '일시적 저가주'를 쓸어담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