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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금융토크] 증권가 'RA애널리스트', 꽃 한번 못피우고 '봄날은 간다'

이혜지 기자llhjee31@gmail.coml승인2016.09.29 15: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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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증권가에는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불투명한 입지를 고민해야 하는 RA 애널리스트들이 있다.(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강남의 유명 미용실에서 월 80만원 박봉에 궂은일 마다않고 참아내는 미용사 인턴들이 있다면, 여의도 증권가에도 그런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스타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RA(Research Assistant) 애널리스트'가 그 주인공입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애널리스트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RA들의 희망의 끈 역시 점점 더 가늘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때 '애널리스트'는 대학생이 되고 싶은 직업 1위로 선정될 만큼 꿈의 직업이었습니다. 전문성을 인정 받으면 유명해지는 것은 물론, 이직을 통해 매년 몸값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프리랜서라는 자유로운 직업에 탐방차 해외 출장도 가고 회사에서 주는 법인카드도 맘껏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RA들은 이 시절에도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RA는 일종의 인턴, 수습과정과 같아서 애널리스트 뒤에서 남은 잡무와 백데이터를 처리하고 애널리스트를 대신해 수많은 보고서를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자신의 이름을 올리지 못합니다. 때로는 자신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선배 애널리스트들에게 뺏기기도 합니다. 당연히 연봉도 적습니다.

기자가 취재할 경우, 자신이 아닌 선배 애널리스트의 이름으로 올려달라고 말해야하는 처지였습니다. 자칫 자신의 이름이 잘못 올라가기라도 하면 눈총을 받습니다.

금융투자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그래도 그때는 RA에게도 희망이 있었다고 합니다. 언젠가 스타 애널리스트로서 신문에 이름을 올리며 방송에도 출연하겠다는 꿈. 대형사에 고액 연봉으로 스카웃 되어 멋드러진 보고서 뿐만 아니라 책도 출간하는 야무진 꿈. 그것이 그들의 버팀목이었지요.

그러나 요즘 증권사에서는 애널리스트가 구조조정의 1순위 대상자 입니다. 유지 비용은 높고 생산성이 낮아 불필요한 인력으로 치부되면서 입지가 한없이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눈물을 흘리지도 못하는 사람은 꿈도 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불투명한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RA 애널리스트라는 사실을 한번쯤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이혜지 기자  lhjee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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