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조선판 쇼생크 탈출... 광해군 아들 '이지' 땅굴 파 도주
[책속의 지식] 조선판 쇼생크 탈출... 광해군 아들 '이지' 땅굴 파 도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6.24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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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택한 조선의 선비들> 정구선 지음 | 애플북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팀 로빈슨과 모건 프리먼 주연의 ‘쇼생크 탈출’은 교도소 탈출 성공기를 극적으로 그린 영화다. 주인공은 20여 년에 걸쳐 판 땅굴을 통해 탈옥에 성공했는데 우리 역사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다.

조선 시대 귀양지에서 실제로 땅을 파서 탈출을 시도한 사건이다. 게다가 탈출을 시도한 사람이 광해군 아들 이지다. 인조반정으로 세자의 지위를 박탈당하고 강화도에 위리안치된 폐세자는 두 달 후에 땅굴을 70여 척이나 파는 데 성공했다.

울타리 밖으로 통로를 낸 뒤 밤중에 빠져나가려고 시도한 것. 1척이 30㎝이니 무려 21m나 땅굴을 팠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하고 나졸에게 붙잡히고 만다. 당시 세자는 은 덩어리와 쌀밥, 그리고 황해도 관찰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가지고 있었다. 폐세자의 탈출 기도를 보고받은 직후 인조는 신하들의 처형 주장에 손을 들어 자진할 것을 명했다.

<죽음을 택한 조선의 선비들>(애플북스.2016)가 전하는 내용이다. 책에 따르면 결국 폐세자는 목을 매 자결했다. 광해군의 업보일까. 그가 비록 내정과 외교에서 탁월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많은 치적을 남겼지만, 그 뒤에 뿌린 피와 권력의 대척점에 선 이들을 다스리지 못한 결과다.

결국 아들과 며느리는 자결하고, 아내는 화병으로 죽었다. 광해군의 가족으로 살아남은 사람은 오직 박 씨 일가로 시집간 옹주 한 사람이다. 광해군은 가족의 죽음을 보며 홀로 유배지에서 18년을 넘게 살아야 했다. 권력을 잃은 처량한 왕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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