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전신마취약 작용원리' 마취과 의사도 잘 몰라
[책속에 이런일이] '전신마취약 작용원리' 마취과 의사도 잘 몰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6.02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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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미해결문제들> 다케우치 가오루 , 마루야마 아쓰시 지음 | 홍성민 옮김 | 반니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끊이지 않는 마취 의료사고는 이유가 있었다. 현재 마취 성분에 대한 분석은 완성되지 않았고, 특히 전신마취약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서는 마취과 의사도 정확히 잘 모른다는 것이다. 

마취과 의사는 필요에 따라 외과수술에서 사용하는 세 종류의 마취약을 섞어서 사용한다. 통증을 억제하는 진통제와 근육의 수축을 막는 근이완제, 의식을 잃게 하는 전신마취약이다. 그런데 아직 전신마취약에 대한 정확한 약리 작용을 알지 못한 상태다.

<과학의 미해결문제들>(반니.2015)에 따르면 약품을 개발할 때는 그전까지 경험적으로 사용했던 약의 분자 구조와 성질을 조사해 화학적으로 분해·비교한다. 분자 구조의 어느 부분이 효과가 있는지 연구하는 것. 그런데 전신마취약에 ‘공통적인 분자 구조’가 없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해 진통제와 근이완제는 작용되는 부분이 명확하다. 진통제는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세포 표면의 리셉터다에 진통제를 꽂아 신경세포의 스위치를 끄는 원리로 통증을 다스린다. 근이완제의 표적은 뇌의 지령이 근육에 도달하는 곳에 있는 신경-근접합부로 근육을 수축시키는 스위치다. 한마디로 근육이 이완하는 것을 방해하는 약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한다.

이를테면 수술 시 근이완제가 마취약으로 쓰이는데 전신마취로 의식이 없어도 척추 반사는 남아 있어 환자가 갑자기 움직이는 경우를 막는 데 사용한다. 이처럼 진통제와 근이완제가 작용하는 메커니즘은 약리 작용을 설명할 수 있다.

문제는 전신마취약이다. 이것은 표적도 약의 특징도 잘 몰라 명확한 설명이 어렵다는 점이다. 다만 현재 주류 가설은 신경세포에 있는 막단백질 일부에 전신마취약이 비집고 들어가 막단백질 부분에 약이 녹아 마취 효과를 끌어낸다는 추측이다.

저자는 언젠가 전신마취약이 신경세포 수준의 어디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알 수 있을지 몰라도 전신마취약의 표적인 '의식의 메커니즘'은 알 수 없다는 궁극적인 문제가 남는다고 말한다. 과학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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