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침팬지도 사투리를 쓴다!
[책속에 이런일이] 침팬지도 사투리를 쓴다!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4.22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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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장대익 지음 | 바다출판사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침팬지에게 언어가 있을까? 그렇다. 심지어 사투리까지 쓴다. 이 사실은 ‘침팬지 연구의 대모’ 제인 구달 박사가 알아냈다.

침팬지 사투리의 존재를 알게 된 계기는 공교롭게도 한국과도 관련이 있다. 10여 년 전 제인 구달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구달 박사는 연구진들과 경기도지사, 방송 취재팀과 함께 동물원에 갔다. 그녀는 침팬지들에게 ‘팬트 후트pant hoot'식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침팬지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팬트 후트'는 침팬지의 인사법이다. ‘우후우후우후~’하는 식으로 침팬지들이 처음 만나거나,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서로의 존재를 알리는 소리다. 서열이 낮은 침팬지가 높은 침팬지에게 다가갈 때는 ‘팬트 그런트pant grunt'라는 헐떡거리는 소리를 낸다. ’푸드 그런트food grunt'는 먹을 것이 있음을 가족이나 동려들에게 알릴 때 내는 소리로 ‘으흐으흐’ 처럼 짧은 음으로 들린다.

카메라는 돌아가고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제인 구달은 5분 정도 인사를 시도했지만 침팬지들은 전혀 반응이 없었다. 알고 보니 그곳의 침팬지들은 아프리카 서쪽의 보스 지방에서 왔고, 구달 박사의 인사는 아프리카 동쪽 탄자니아 식의 인사였던 것.

이 일화를 통해 진화학자 장대익은 침팬지에게도 사투리가 있다는 것을 처음 목격했다고 전한다. 이후 침팬지에게는 인사법만이 아니라 도구를 사용하는 방식에도 지역차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바다출판사. 2016)에 소개된 흥미로운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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