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저돌적 ‘또라이’ 한유의 다섯 가지 가르침
[책속의 지식] 저돌적 ‘또라이’ 한유의 다섯 가지 가르침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2.12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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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천의 얼굴> 강성현 지음 | 이상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진정한 스승이 귀한 시대다. 옛 성인들의 말을 뒤적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살아있는 멘토가 있다면 성인들의 말에 목말라할 까닭이 없다. 중국 당나라 문인이자 사상가 한유의 가르침은 잊고 있었던 삶의 덕목들을 일깨운다.

한유가 자신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한 ‘오궁(五窮)’이다.

첫째, 지궁(知窮)이다. 둥글둥글한 것을 미워하고 반듯한 것을 좋아하며, 간사함을 싫어한다.

둘째, 학궁(學窮)이다. 학자들의 의견을 두루 참작하고 통찰하여 심오한 이치를 캐낸다.

셋째, 문궁(文窮)이다. 문장이 괴이하여 널리 쓰이지 못하고, 단지 혼자만 즐거워할 뿐이다.

넷째, 명궁(命窮)이다. 이득을 챙길 때는 남 뒤에 서고, 질책을 당할 때는 남 앞에 나선다.

다섯째, 교궁(交窮)이다. 친구를 위해서는 심장을 도려내고 간조차도 빼내준다. 보답을 기다리나, 돌아오는 것은 원망뿐이다.

스스로에 대한 긍정과 강한 자부심의 표현이다. 오궁이 그를 평생 굶주림과 추위에 떨게 했다지만, 꼿꼿한 선비의 기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는 타고난 성격 탓으로 편안한 날이 없었다. 중국 역사 속 25인의 이야기를 다룬 <중국인, 천의 얼굴>(이상.2015)에 따르면 한유 연구자 고광민은 대쪽 같았던 그의 품성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부드럽지 않고 딱딱하며, 세련되지 않고 거칠어 세상과 조화하지 못하는 외골수다. 직선적으로 말하면 타협할 줄 모르는 저돌적인 ‘또라이’라고 할 수 있다.”(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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