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혈세 투입 '밑 빠진 독' 될라..회생방안 없는 묻지마 지원 논란
대우조선 혈세 투입 '밑 빠진 독' 될라..회생방안 없는 묻지마 지원 논란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10.28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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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상화 방안 발표..좀비기업 구조조정 첫 사례 촉각, 손실분담 가려낼까

[화이트페이퍼=김은성 기자]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작업이 시작된다. 금융당국이 4조원대가 넘는 지원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오는 29일 발표한다.

대우조선 노조도 임금동결과 무파업 동의서를 제출해 대우조선의 정상화는 정부 손에 달렸다. 하지만 세계 경제와 조선업 상황이 내년에도 좋지 못해 정부 지원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당국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9일 이사회에서 대우조선 정상화 지원방안을 확정한다.

지원방안에는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질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만기연장, 선수금 환급보증 한도 확대와 같은 지원도 검토되고 있다. 국내 산업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감안해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하지만 채권단의 지원이 임시방편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세금을 투입한다 해도 대우조선의 미래가 나아진다는 근거가 희박한 탓이다. 이미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2조9000억원. 지난 27일 대우조선은 올 3분기에 1조2171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공시했다. 2분기에 3조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 연속 조 단위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대우조선 손실이 5조3000여억원에 이르고 부채비율이 4000%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근본적 대책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노조는 "정부 입김에 따른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구조조정이 아닌 원칙에 근거한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우조선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구조조정과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지원이 밑 빠진 독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대우조선이 회생가능한 기업인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부터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그래야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것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을 부실하게 관리·감독한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파악하지 못한 산업은행과 금융위도 대우조선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관리감독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대우조선 지원이 좀비기업 정리를 위해 은행을 압박하는 금융당국의 모습과 반대되는 행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전형적인 좀비기업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구조조정의 첫 사례인데 납득할 만한 회생 방안 없이 일단 세금부터 붓고 있다"며 "돈 쏟아 놓고 조선업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잘 되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계 상황에 처한 대기업들이 대우조선을 근거로 손 벌릴 수 있는 빌미를 정부가 만들어 주고 있다"며 "조선업황에 대한 구조적 불황 타개책 없는 묻지마 세금 투입은 임시 정상화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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