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안 되면 접어야"…넥슨의 연이은 개발 중단 배경
"이 정도 안 되면 접어야"…넥슨의 연이은 개발 중단 배경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4.02.29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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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헤이븐·웨이크러너 출시 좌절
"선택과 집중 전략"…"시대가 변했다"
게임이용률 대폭 감소…"개발 중단 늘 것"
'웨이크러너' 공식 디스코드 채널 갈무리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넥슨이 올해 들어 개발 중이던 게임을 잇달아 폐기했다. 지난달 얼리 액세스 중이던 ‘워헤이븐’에 이어 테스트 중이던 '웨이크러너'의 개발을 지난 28일 중단했다. 지난해 연매출 4조원에 근접해 '1N' 자리를 굳힌 넥슨의 행보로는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라는 분석과 함께 시대 상황이 변한 점을 지적했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전날 PC 팀 대전 액션 게임 '웨이크러너'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달 5일 글로벌 공개 테스트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돼 사업을 접은 셈이다. '웨이크러너'는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개발하던 게임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민트로켓의 기대작이었으나 출시 문턱을 넘지 못했다.

넥슨은 민트로켓만의 색을 담지 못해 아쉽다는 입장이다. 단편적인 재미만 추구하기에는 민트로켓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넥슨 관계자는 "이용자에게 민트로켓의 운영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리뉴얼을 진행 중"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관련 내용을 공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넥슨의 개발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팀 대전 액션 게임 ‘워헤이븐’의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했다. 작년 9월 스팀에서 얼리 액세스로 선보인 지 4개월여 만의 결단이다. '웨이크러너'와 마찬가지로 정식 출시의 빛을 보지 못했다.

사진=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넥슨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한 것으로 본다. 대형 게임사인 만큼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대규모 게임사로 다작을 하는 만큼 사업성이 없으면 바로 철수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환경이 바뀐 결과라는 측면도 있다. 이전에 비해 게임이 아니어도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SNS 등이 발달했고 코로나 시기가 지나면서 이 같은 추세가 급격히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 외에 즐길 거리가 많아진 시대적 배경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게임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 같은 상황에 회사로서는 흥행하지 못한 게임에 투자를 더해봤자 손실을 볼 것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넥슨도 막지 못한 이 같은 움직임은 업계 전반에 퍼질 전망이다. 게임 이용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 과감한 투자는 어려운 탓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간한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 이용률은 62.9%를 나타냈다. 코로나 창궐 직전 연도인 2019년(65.7%)보다도 낮은 수치다. 엔데믹이던 2022년(74.4%) 대비로도 크게 줄었다.

김 교수는 "게임의 경쟁 상대로 볼 수 있는 미디어 매체가 늘어나면서 게임사로서는 '이 정도가 안 되면 접어야 한다'는 시각이 팽배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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