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윤종규' 새 시대 공식…KB금융, 양종희 회장 선임
'포스트 윤종규' 새 시대 공식…KB금융, 양종희 회장 선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1.17 1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시주총서 사내이사 선임 안건 의결
윤 회장 "훌륭한 후임자", 양 회장 내정자 "막중한 책임감"
17일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왼쪽)과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가 각각 발언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임시주주총회 생중계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회장 내정자)이 17일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KB금융은 9년간 이끌어온 윤종규 회장이 물러나고 양종희 회장이 이어받는 새 시대를 열게 됐다. 

■ 준비된 리더 양종희號, 주총 찬성률 98%

KB금융그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현장 및 온라인 동시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한 회사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의장으로 참석한 가운데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는 양 내정자를 이달 21일부터 2026년 11월 21일까지 임기 3년의 회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양 내정자를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이변 없이 무난하게 통과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양 내정자 선임 전 임시주총에 앞서 최근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라스루이스가 찬성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했고, 이달 15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도 만장일치로 찬성을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16일 기준 KB금융 지분 8.7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날 주총서 유일한 의안으로 상정된 양 내정자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출석주식수 대비 무려 97.52%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이 자리에서 양종희 회장 내정자는 "국내 최고 리딩그룹인 KB금융그룹의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하고 선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책임감도 막중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국내 경기라든지 국내 금융산업이 여러 어려움 속에도 주주님들이 KB금융그룹에 기대하는 것들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에 부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저희 KB금융지주의 이사회와 윤종규 회장님이 추진해 온 중장기 자본 관리 방향과 주주 환원 확대 정책의 적극 부응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사진=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사진=KB금융그룹

양 회장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한 뒤 재무보고통제부장, 서초역지점장 등을 거친 뒤 2010년 지주로 이동해 전략기획부부장(상무) 등을 역임했다. 윤종규 회장이 지주 부사장을 지내던 때부터 윤 회장과 양 내정자는 합을 맞추며 탄탄한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윤 회장의 M&A(인수합병) 업적 중의 하나인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전에서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 내정자는 LIG손보 인수 후에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를 지내며 KB손보를 그룹 주요 자회사 반열에 올렸다. KB금융 경영승계 육성 후보군에서 부회장단 3인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부회장에 올랐다. 이날 주총에서 KB금융그룹 문원주 우리사주조합장은 "KB금융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평직원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최초의 사례"라며 "정말 열심히 일을 하면 회장이 될 수 있다는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며 KB금융 이사진에게 감사의 뜻을 말하기도 했다. 

양종희 회장 시대를 맞이하는 KB금융그룹은 리딩금융을 지켜야 하는 과제는 물론 업계 최대 화두인 상생금융의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된다. 앞서 지난 9월 퇴임을 두 달 여 앞둔 윤종규 회장이 CEO 기자간담회에서 9년간의 소회 중 아쉬웠던 부분으로 밝힌 글로벌 부문도 대표적이다. 양 내정자는 '금융의 삼성'을 만들기 위해 KB·K금융의 글로벌 사업 확장 및 위상 제고에도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9월 KB금융그룹 CEO 간담회를 마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기자석을 일일이 돌며 악수하는 모습. 사진=화이트페이퍼
사진은 지난 9월 25일 KB금융그룹 CEO 간담회를 마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기자석을 일일이 돌며 악수하는 모습. 사진=화이트페이퍼

■ "가슴에 달았던 빛나는 휘장"…울컥한 회장님 

이로써 KB금융은 9년 만의 리더십 세대교체를 공식화하게 됐다. 오는 20일 임기를 마치는 윤종규 회장은 KB금융그룹의 '화양연화'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은 KB금융의 내분 사태로 지배구조가 흔들리던 2014년 말 회장직에 오른 뒤 리딩뱅크 탈환,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경영승계 절차 구축, ESG경영 등 각 분야에서 모범적인 리딩 금융그룹이 가는 길을 닦았다. 국내 대표 금융그룹을 9년간 이끌어온 강인함 뒤에는 '온화한 리더십',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하다)', '백팩을 멘 회장님' 등 소탈하고 배려심 깊은 성품이 회자된다. 

이날 윤종규 회장은 양종희 회장을 "훌륭한 후임자"라고 격려했다. 윤 회장은 "앞으로 KB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양종희 대표이사 회장 내정자는 그룹 전략의 연속성과 끊임없는 목표 추구를 위한 비전과 능력을 갖춘 그야말로 준비된 리더"라고 말하며, "지금까지 저에게 베풀어주셨던 그 성원을 양 회장 내정자에게 또 베풀어주시고 성원을 부탁을 드린다. 저도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양 내정자의 새로운 KB의 출범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임시주총은 윤종규 회장이 KB금융그룹 주주총회의 마지막 의장을 맡은 날이기도 했다. 

윤 회장은 "의장으로서의 마지막 역할을 수행하게 될 금일 주총을 준비하면서, 지난 9년간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주주님들께서 저희 KB금융그룹을 위해 보내주셨던 깊은 신뢰와 지지의 순간들이 문득문득 떠올라서 마음 한켠이 뭉클하기도 했고, 행복한 미소도 함께 지어졌다"고 마지막 인사말의 운을 뗐다. 

윤 회장은 또한, "오늘 훌륭한 후임자 양종희 대표이사 회장 내정자를 주주님들께서 선임해 주셔서 이제 저는 그 짐을 내려놓는다"며 "저는 지난 협업의 정신과 도전의 기억, 그리고 KB금융그룹의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안고 KB에서 일했던 지난 15년간의 여정을 마치고 이제 떠나고자 한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어 "9년 전 여러분께서 그룹의 CEO로서 제 가슴에 달아주셨던 빛나는 노란색 휘장과 이제는 마치 교복처럼 익숙해져버린 노란 넥타이까지 행복한 추억만 가득 안고 이제 저는 물러간다"며 "주주님들과 고객님들이 하시는 모든 일과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바란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17일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폐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임시주주총회 생중계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