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엄중조치 및 지방금융지주의 자회사 내부통제 통할 기능 전반 별도 점검할 것"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DGB대구은행이 고객 동의 없이 1600여개의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은행 영업점 56곳의 직원 114명이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12일 대구은행 금융사고 검사 결과(잠정) 대구은행 직원들이 2021년 8월 12일부터 2023년 7월 31까지 고객 1552명에 대해 예금계좌와 연계해 다수의 증권계좌를 개설하면서 1662건의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들은 고객이 직접 전자 서명한 A증권사 증권계좌 개설 신청서를 최종 처리 전 출력해 사본으로 한 장 더 만든 뒤, B증권사의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증권계좌를 추가 개설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해당 직원들은 고객에게 출력본(사본) 활용을 설명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금감원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적 증빙이 없고, 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를 운영 중인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이같은 방식의 개설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출력본을 부당 활용한 방식을 세부적으로 보면 대구은행 해당 직원들은 출력본에 기재된 증권사 이름(14개) 또는 증권계좌 종류(위탁(주식), 선물 옵션, 해외선물 등 3가지) 등을 수정테이프로 수정해 다른 계좌 신청서로 재활용했다.
금감원은 "출력본을 제대로 수정하지 않아 신청서 상의 증권사 이름, 증권계좌 종류 계좌 명의인 정보가 실제 개설된 증권계좌 정보와 불일치하는 경우도 상당 수인 669건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고의 배경이 대구은행이 비이자이익 증대를 위해 2021년 8월 '증권계좌 다수 개설 서비스'를 개시하고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 및 개인 실적에 확대 반영한 것이 됐다고 보고 있다.
사고 원인은 내부통제 미비, 업무절차 미비, 전산통제 미비, 사후점검 기준 미비 등 다수가 지적됐다.
일례로 대구은행 전산은 고객이 전자서명한 서류를 전산오류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데도 출력할 수 있도록 돼 있으며, 이를 타 증권사 계좌개설신청서로도 이용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금감원은 이번 사고 및 관련 내부통제 소홀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들에 대하여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6월 30일 증권계좌 임의 개설 민원이 접수돼 7월 12일부터 전 영업점을 대상으로 자체 검사를 실시했지만 '사고 내용 확인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지난 8월 9일 금감원 검사 착수 시까지 금감원에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가 있는데도 금감원에 이를 지체없이 보고하지 않은데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최근 잇따른 지방은행의 금융사고와 관련해 지방금융지주의 자회사 내부통제 통할 기능 전반에 대해 별도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