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 아니고 '미글루'…크래프톤 NFT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
이글루 아니고 '미글루'…크래프톤 NFT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3.04.18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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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제트와 북미 합작사 설립 발표
웹3.0 기반 메타버스 '미글루'…C2E 시스템 기반
게임 아닌 '플랫폼'으로 규제 일단 피해…자율규제 기대감
네이버제트 시너지도 기대
사진=
사진=크래프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크래프톤이 NFT 사업을 본격화한다. 네이버제트와 협력해 개발 중인 '미글루'의 합작회사 설립을 선포했다. 지난해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머리를 맞댄 양사의 결실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시리즈로 입증한 개발력에 '제페토' 운영 노하우를 지닌 네이버제트를 등에 업고 판로를 개척할 전망이다.

■ NFT 사업 본격화…북미 Migaloo Corporation 설립 공시

1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 주최한 15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승인했다. 크래프톤이 당시 추가한 사업목적에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 및 연구개발업이 포함됐는데 '배틀그라운드' 시리즈로 PC, 모바일, 콘솔 게임 등에서 실탄을 확보한 크래프톤이 어떤 형태로 관련 사업을 전개할지 업계의 궁금증을 자아냈었다.

약 1년 후 크래프톤은 사업 본격화를 알렸다. 지난 17일 크래프톤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와 합작회사 설립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각각 408억원, 72억원을 출자해 북미 지역에서 Migaloo Corporation(가칭)을 설립한다. 지분률은 크래프톤 85%, 네이버제트 15%다. 합작회사의 사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칭과 비슷한 '미글루'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프로젝트성으로 ‘미글루(Migaloo)’를 추진해왔다.

크래프톤이 밝힌 바에 따르면 미글루는 웹 3.0에 기반한 메타버스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명은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하얀색 혹등고래의 이름에서 따왔다. 크립토(Crypto) 세상을 미글루처럼 유영하는 동시에 선한 영향력을 가진 프로젝트가 되겠다는 포부다. 미글루에는 C2E(Create-to-Earn) 시스템이 탑재된다. 메타버스 내에서 콘텐츠 제작자가 저작물을 만들면 이용자들이 이를 구매하거나 소유하는 형태다. 거래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체불가능토큰(NFT)이 적용된다. 회사 측은 "모든 거래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산받을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해 거래와 정산의 투명성을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미글루의 샌드박스 툴, 블록체인 시스템 등 개발은 크래프톤이 전담한다. 네이버제트는 서비스 기획과 파트너십 확보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배틀그라운드' 시리즈로 서바이벌 게임 장르에서 입지전적인 성과를 낸 크래프톤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완성도 높은 메타버스를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은 이와 관련한 연구개발 활동도 펼쳐왔다. 지난해 크래프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연구 3건을 진행했다. 미글루를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 새먹거리로 NFT 점 찍어…시장 전망 양호

크래프톤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NFT 사업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작년의 일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해 열린 주주총회에서 "딥러닝, VR, 웹 3.0, NFT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본격화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총회 이전에는 서울옥션블루와 자회사 엑스바이블루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NFT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블록체인 기업 솔라나와도 관련 MOU를 체결했다.

크래프톤이 개발력을 충분히 지녔음에도 자체 게임이 아닌 제3의 플랫폼으로 선회한 것은 규제의 탓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이 불법이다. 게임 내 재화를 가상자산으로 바꾼 뒤 환전하는 시스템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NFT를 이용한 게임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게임을 출시하려면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등급 분류를 거쳐야 하는데 게임위가 등급 분류 취소 처분을 내면 출시할 수 없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현재 정의와 기준이 모호한 상태다. 게임의 경계선상에 있기는 하지만 게임 관련 강력한 규제를 받지는 않는다. 이에 플랫폼으로 영억을 넓히는 게임사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고 크래프톤도 이 같은 방식을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피처'라는 비판도 제기한다. 다만 메타버스를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기술을 지니고도 이를 먹거리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임 업계의 입장도 외면하긴 어렵다. 지난달 정부가 자율규제·최소규제·선제적 규제혁신 등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내놓은 만큼 향후 발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장 전망도 비교적 양호하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글로벌 NFT 시장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규모가 소폭 줄었다. '크립토윈터'로 불리는 시기에 접어든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NFT 시장 거래량은 247억달러로 전년(251억달러) 대비 감소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1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38% 증가한 9억47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와 제퍼리 투자은행 등에 따르면 오는 2025년 NFT 시장 규모는 800억달러(약 9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 중인 네이버제트가 기획과 파트너십을 담당한 점도 흥미롭다. 제페토를 운영 중인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9개 업체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베타버스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상당수다. 미글루의 초기 시장 안착 과정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창욱 네이버제트 대표는 “제페토에 구축했던 크리에이터 중심의 생태계가 미글루에서도 구현될 것“이라며 “크리에이터가 본인의 창작물을 바탕으로 NFT 기반 생태계에서 새로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미글루를 키워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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