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매출 4배 벌어들인 애플…법인세는 삼성의 '절반'
삼성 매출 4배 벌어들인 애플…법인세는 삼성의 '절반'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4.14 1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경련 국내기업 해외기업 비교분석
국내기업 평균 매출·시총 낮은데 법인세는 높아
법인세 부담률 차이, 휴대폰 가장 높고 자동차 가장 낮아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는 경쟁 업체인 애플의 두 배에 가까운 법인세를 냈다. 매출액은 애플의 4분의 1 수준임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낸 이유는 국내 법인세율이 미국보다 높은 탓이다. 국내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은 글로벌 경쟁 업체 대비 회사 규모나 매출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세부담이 기업 경영 성과를 악화시키고 국제 경쟁력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내기업 매출·자산·시총·R&D투자, 해외 평균에 못미쳐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국내 대표 기업과 글로벌 경쟁사 간 경영 성과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은 글로벌 경쟁사 대비 매출액과 자산, 시가총액, 연구·개발(R&D) 투자 등에서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이 경영 성과 대상을 비교한 업종은 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조선 등이다. 업종별 비교 회사는 삼성전자와 인텔(반도체),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디스플레이), LG화학과 독일 바스프(석유화학), 삼성전자와 애플(휴대폰), 현대자동차와 폭스바겐(자동차), 현대중공업과 중국 CSSC(조선) 등이다. 이들 업체의 지난해 경영 성과를 보면 평균 매출액은 해외 경쟁 업체가 국내 업체 대비 2.2배 높다. 국내 기업은 평균 572억달러에 그친 반면, 경쟁 업체들은 평균 1258억달러를 나타냈다. 특히 반도체와 가전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기록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을 제외하면 격차는 3배까지 벌어진다. 평균 자산 역시 최대 2배에 가까운 차이를 나타냈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시가총액 규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기업의 평균 시가총액은 1328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글로벌 경쟁 업체는 4102억달러를 기록했다.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7대 수출 주력 업종의 한국 대표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매출·시총 규모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 韓 법인세 최고세율 25%…"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해야"

R&D 투자 규모 역시 글로벌 경쟁 업체가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은 지난해 평균 58억달러를 연구·개발에 사용했지만, 해외 경쟁 업체들은 84억달러를 쏟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설비투자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업체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국내 기업 투자액 평균은 132억달러, 해외 기업 투자액 평균은 78억달러로 조사됐다. 설비투자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지만, 매출액과 시가총액 등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전경련은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을 법인세로 봤다. 해외 유력 업체들은 국가별 법인세 부담률이 낮아 매출액, 자산, 시가총액 등이 국내 대비 월등히 높다는 분석이다. 전경련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해외 경쟁 업체의 평균 법인세 부담률은 15.7%로 집계된 반면, 국내 기업들의 세부담은 25.7%로 10%포인트 높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휴대폰사업 부문의 세부담은 25,2%로 미국에 본사를 둔 애플의 13.3% 대비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격차가 가장 작은 업종은 자동차다. 현대차의 법인세 부담률과 폭스바겐의 격차는 5.2%포인트로 조사됐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법인세로 6714억원을 냈다. 세율은 127.4%에 달했다.

실제 국내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21.5%) 대비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주요 7개국(G7)과 비교해도 법인세 최고세율이 가장 높은 프랑스(32%) 다음으로 높다.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우리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법인세 부담을 낮추고 기업 성장에 방해가 되는 대기업 차별 규제들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