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중대재해법 앞두고 "근로자들 서로 감시해라"
건설업계, 중대재해법 앞두고 "근로자들 서로 감시해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1.25 1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현대건설, 위험요인 사전 보고하면 인센티브
삼성물산, 로봇 도입 확대…기간제 근로자 줄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중대재해법 시행을 이틀 앞둔 가운데 건설 업계에서 우수 현장 근로자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가 등장했다.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취지지만, 현장 근로자들 사이에서 서로를 감시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삼성물산은 건설 현장에 로봇 투입을 확대하면서 근로자 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안전소통센터’·‘H-안전지갑제도’…이색 제도 선봬

25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기존에 운영하던 ‘안전소통센터’를 확대하기로 했다. 롯데건설은 앞서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직속 안전 조직을 안전보건경영실로 격상, 건축·주택·토목·플랜트 등 각 사업본부 내 본부장 직속으로 안전팀을 별도 신설하는 등 중대재해법에 대응하기 위한 체제를 갖췄다.

이번에 롯데건설이 확대 운영하는 안전소통센터는 사업장 주변의 위험 요인 등 안전·보건에 관련된 사항을 제안받아 개선하고 조치하기 위한 소통 창구다. 롯데건설에서 근무하는 임직원과 파트너사, 근로자 등 모든 종사자가 참여할 수 있다. 종사자들은 현장에서 위험 요소나 안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발견하면 이를 사진으로 촬영해 홈페이지에 신설된 안전소통센터에 접속해 익명으로 개선 사항을 제안할 수 있다. 안전 개선에 기여한 제안은 내부 심사를 거쳐 포상도 준다.

롯데건설은 내부 검토를 통해 전 사업장에 안전소통센터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종사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의견을 제안할 수 있도록 새로운 소통 채널을 확대 운영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종사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로봇 도입으로 근로자 줄었다

현대건설은 ‘H-안전지갑제도’를 도입했다. 현장 근로자가 안전 수칙 준수, 법정 안전 교육 이수, 안전 신고·제안 등을 이행하면 근로자에게 안전 포인트를 지급해 주는 인센티브 제도다.

먼저 현대건설은 현장 근로자가 출근해 기본 안전 수칙을 준수하면 무재해 근무 일수에 비례해 적게는 100포인트에서 많게는 1600포인트를 제공한다. 또 신규 채용된 근로자에 한해 이들이 신규·정기 안전 교육을 이수하면 인증을 통해 500포인트를 지급한다. 이 외에도 안전 보건에 대한 제안 내용이나 현장에서 작업 중 위험한 상태, 타 근로자의 불안전한 행동 등 위험 요인을 발견한 경우에도 이를 알리면 최대 10만포인트를 지급한다. 적립된 포인트는 1:1 비율로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를 제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위험한 작업은 인력이 아닌 로봇이 대체하면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액세스 플로어 시공 로봇을 중심으로 내화뿜칠과 드릴 타공, 앵커 시공 등 단순·고위험 작업에 로봇을 투입했다. 플로어 로봇은 스스로 움직이며 무게 10kg의 상부 패널을 설치한다. 현장에 따라 바닥에서 최대 6m 이상 높이에 시공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추락 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고위험 작업에 투입되는 로봇 역시 천정이나 벽 높은 곳에서 불안정한 자세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로봇의 투입이 필요했다.

삼성물산은 건설 현장에 로봇을 활용하기 위해 안전 인증도 획득하고 있다. 이에 근로자들의 작업 참여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삼성물산 분기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물산의 기간제 근로자 수는 928명으로 전년 동기(993명) 대비 65명 줄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