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아메리카' 응답한 배터리업계…LG엔솔·SK이노, 미국 공장 '사활'
'바이 아메리카' 응답한 배터리업계…LG엔솔·SK이노, 미국 공장 '사활'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5.26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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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바이 아메리카'·전기차 확대에 업계 미국행 가속
LG엔솔-GM 합작법인, 공장 증설에 생산력 70Gwh 웃돌 듯
SK이노-포드 MOU…배터리 생산 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
사진=각사
사진=각사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세계 배터리업계에서 최상위권을 자랑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생산 공장 확장에 앞다퉈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전기차 시장인 미국에서 배터리 산업을 선점해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 美 전기차 시장 40%대 성장률…'바이 아메리카'도 한몫

2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중국·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손꼽힌다. 시장 조사 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올해 110만대에서 2023년 250만대, 2025년 420만대로 확대되면서 연평균 4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탄소 중립과 기업의 복귀를 장려하는 리쇼어링 정책 등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에 관련 산업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는 미 정부 관용차 300만대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전기 스쿨버스 50만대 도입, 전기차 충전소 50만개소 설치 등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퇴출을 본격적으로 알린 셈이다. 이들 전기차는 모두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이어야 한다.

이와 함께 리쇼어링 정책을 통해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미국 내에서 판매할 경우 10%의 징벌적 세금을 매긴다. 반대로 리쇼어링에 적극 임한 기업에는 10%의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전기차에 미국산 딱지가 붙으려면 배터리 셀이 현지에서 생산돼야 한다.

이처럼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와 미 정부 차원의 전기차 도입 확장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 확장이 미국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 LG엔솔-GM 합작법인, 제2 배터리공장 연내 착공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해 3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제2 합작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공장 건설은 완성차업체인 GM(제너럴모터스)과의 합작법인(JV) '얼티엄 셀즈'를 통해 진행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3년 하반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1 합작공장과 함께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월 GM과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의 배터리 제1 공장을 착공했다. 회사 측은 이번에 추진되는 제2 공장까지 더하면 배터리 생산 능력이 총 70Gwh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10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합작 파트너인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미국에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우리가 미래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한 또다른 주요 단계”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공장 외에도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 이상을 단독 투자, 70GWh 이상의 독자 배터리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의 독자 생산 능력은 기존에 가동 중인 미시간 공장(5GWh)과 함께 총 75GWh로 늘어난다. GM과의 합작공장(70GWh)을 더하면 145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시장에서 최대 규모인 12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2023년까지 260GWh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260GWh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37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자료=LG에너지솔루션
자료=LG에너지솔루션

■ SK이노-포드 맞손…60GWh 규모 배터리 생산능력 확보

SK이노베이션도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공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손잡았다. 지난 20일(현지시각) 포드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JV를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다.

양사는 MOU를 통해 202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연간 6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등을 생산한다. 이는 약 100kwh의 배터리가 필요한 전기 픽업트럭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양사가 설립할 JV인 '블루오벌에스케이'는 총 6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힉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로써 현재 건설 중인 조지아주 1·2 공장 3조원까지 더해 총 9조원을 투자하게 된다.

블루오벌에스케이에서 생산될 배터리 셀과 모듈은 포드가 만드는 다수의 순수 전기차 모델에 장착된다.

리사 드레이크 포드 북미 담당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020년대 중반까지 포드 순수 전기차 모델의 주행 거리와 가치를 증대하기 위한 배터리 생산 작업에서 SK이노베이션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협약으로 190GWh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 1·2 공장의 생산 능력은 22GWh 규모다.

이 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중국 등에서 배터리 생산 능력을 지속해서 확대 중이다. 올 초에는 유럽 헝가리 이반차시에 30GWh 규모의 추가 배터리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마무리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기업이 44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향후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 확장 등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은 세계 자동차의 표준 등 시작점을 주도하는 국가"라며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 아메리카'를 강화한 만큼, 미국 내 공장을 확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이 시장 규모는 가장 크지만, 자국 배터리를 써야 한다는 규정과 확연한 가격 경쟁력 등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가 점유율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며 "미국 시장을 겨냥해 규모를 넓히는 것이 맞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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