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순항한 삼성엔지니어링, 기본기 다지고 수익 기반 집중한다
실적 순항한 삼성엔지니어링, 기본기 다지고 수익 기반 집중한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2.02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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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사진=삼성엔지니어링)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351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2년 연속 3000억원대를 이어갔다. 두 차례의 역대급 손실을 겪으면서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에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2023년 달성을 목표 '5·5·3' 전략을 발표함과 동시에 ESG를 기반으로 한 EPC(설계∙조달∙공사)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 기준 35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8.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7251억원으로 2019년보다 5.6% 증가했다. 이로써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간 실적 전망치인 매출액 6조원, 영업이익 3400억원을 모두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24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 감소했다.

부문별 매출액은 화공부문이 2019년 대비 16.3% 증가했다. 비화공부문은 2019년 54.8%를 기록한 매출 규모가 50.2%로 줄어들어 소폭 감소했다.

신규 수주는 전년보다 36.2% 증가한 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년간 최대 규모다.

4조5000억원 규모의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에서 FEED(기본설계) 등 선행 작업에 기반한 EPC 연계 수주 성과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국내 바이오 플랜트와 헝가리 전지박 플랜트 등을 수주해 수주 잔고는 약 1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액 기준 2년 반 동안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부채비율은 249%에서 201%로 줄어들어 양호한 재무 구조를 다졌다.

4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797억원, 1조85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5.7% 성장했다.

회사 측은 실적 배경으로 “코로나19로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도 모듈공법 적용 등 사업 수행 혁신으로 현장 작업 리스크를 최소화해 큰 차질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현장 운영과 함께 전사적인 경영 혁신과 원가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이 개선돼 견고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 두 번의 1조원대 손실 딛고 회복 중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1조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이어오던 이 회사는 유가 급등에 따른 해외 공장 수주 증가로 영업이익이 2009년 3000억원대, 2010년 4000억원대로 뛰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두 배 가까이 증가한 7000억원대를 기록했지만, 중동발 리스크와 유가 급락 등의 치명타를 입어 대규모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2008년은 고유가를 배경으로 중동 국가들이 대형 프로젝트들을 쏟아낸 시기였다. 이후 치열해진 수주 경쟁은 가격 하방 압력을 초래했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저가 입찰이 크게 늘었다. 외형 성장에 급급했던 국내 건설사들은 리스크를 헤아리지 않고 수주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현장 모습. (사진=삼성엔지니어링)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현장 모습. (사진=삼성엔지니어링)

회사 측은 해를 걸러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2015년 3분기 실적발표 당일 사내 방송 등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고 원가 차질과 유가 하락에 따른 시장 악화 및 중동에서 벌어진 '이슬람국가'(IS) 사태 등을 예상하지 못해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4분기 2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했지만, 2015년 1조4543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막지는 못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를 메꾸기 위해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사옥(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매각을 추진했으나 부동산 경기 불황 등으로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3개동 가운데 한 개 동을 연간 임차료 51억1400만원을 주고 임차했다. 이와 함께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돌입했다.

다음 해인 2016년 영업이익이 700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하면서 실적 반등을 노렸지만 2017년 다시 4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이어 2018년 2061억원, 2019년 3855억원을 기록해 본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으나 코로나19가 촉발한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실적은 소폭 줄었다.

윤승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4분기 원화 강세 영향으로 화공부문에서 230억원 규모의 매출 감소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 올해 영업익 3900억 전망…'5·5·3' 미래 전략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실적 전망과 함께 미래 전략과 신사업 추진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10년 동안 호황과 불황을 겪으면서 안정적 수익 기반 마련이 절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올해 목표로 신규 수주 6조원, 매출약 6조8000억원, 영업이익 3900억원을 설정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디지털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그린인프라∙에너지최적화∙기술혁신솔루션 사업화 등 신사업 육성을 통해 중장기 지속 성장의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제시한 미래 전략의 핵심은 자동화를 통한 공기 단축으로 일명 '5·5·3' 전략이다. 5·5·3 전략은 자원 투입량과 현장 인력을 50% 줄이고 이를 통해 공기를 30% 단축하는 형태다.. 오는 2023년 달성을 목표로 현장 조립 방식인 모듈·PC(프리캐스트콘크리트) 공법과 설계 자동화를 통해 인력당 생산 능력을 30%가량 끌어올릴 계획이다.

윤 연구원은 "이를 통하면 현재 5500여명의 엔지니어 기준으로 연간 수주는 기존 6조5000억원~7조원 규모에서 9조원까지 증가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와 함께 현대로보틱스와 협업해 배관과 철골의 제작 자동화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00억원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EPC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전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DT)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기본설계부터 참여해 전 과정을 아우르는 'FEED to EPC' 전략으로 2025년까지 이 분야 수주 비중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또 'ESG 기반 EPC'로 그린 인프라, 수소 에너지, 에너지 절감 등의 솔루션을 플랫폼으로 구축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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