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은행권에 “배당 20% 이내로 하라” 권고...주주반발 우려 증폭
금융위, 은행권에 “배당 20% 이내로 하라” 권고...주주반발 우려 증폭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1.01.28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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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축소 이슈에 은행업종 주가 '흔들'
은행권이 권고 받아들이면 주주 불만 불가피
출처=금융위원회
출처=금융위원회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28일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배당성향을 5~7% 가량 낮추는 수준이다. 만약 은행권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주주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이 예년보다 배당을 줄여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심의·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은행권의 배당 성향(중간배당·자사주 매입 포함)을 20% 이내로 한다는 것이 권고안의 핵심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중간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은행권 배당이 한시적으로 순익 20% 이내에서 실시하도록 했다. 다만 국내은행지주회사 소속 은행의 지주사에 대한 배당은 제외된다. 또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역시 권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배당 성향은 배당금을 당기 순이익으로 나눈 것을 말한다. 배당 성향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주주들에게 그만큼 많이 돌려줬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은행권과 배당 축소방안을 협의했다. 은행권의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배당을 자제하고 충당금을 더 많이 적립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1997년 외환위기(경제성장률 -5.1%)보다 더 큰 강도의 위기 상황을 가정해 시나리오별 충격을 견딜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도 했다.

신한·KB·하나·우리·NH·BNK·DGB·JB 등 8개 금융지주사와 SC·씨티·산업·기업·수출입·수협 등 6개 은행이 대상이었다.

평가 결과 U자형(장기 회복)과 L자형(장기 침체) 시나리오에서 모든 은행의 자본비율은 최소 의무 비율(보통주 자본비율 4.5%·기본자본비율 6%·총자본비율 8%)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배당 제한 규제 비율의 경우 L자형 시나리오에서 상당수 은행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은행의 자본여력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당분간 보수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면서 "국내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의 배당을 한시적으로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의 배당축소 권고가 주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배당축소 이슈로 주가도 이미 흔들렸다”면서 “은행이 권고를 받아들인다면 주주들의 불만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연초 180.56포인트로 장을 마쳤던 은행업종지수는 전날 기준 173.45까지 내려갔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감독 당국 권한인 건전성 제고를 위한 충당금 상향 조정 요구와 달리 배당 정책은 기업 고유 권한"이라며 "당국의 배당 개입은 이사회와 주주 등의 반발을 살 여지가 많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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