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첫 내부출신 수장...서한국 기대만큼 해낼까
전북은행, 첫 내부출신 수장...서한국 기대만큼 해낼까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1.01.27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영향 지방은행 건전성 관리 적신호
내부 출신 강점, 조직안정 속 영업기반 확충 기대
최대 화두, ‘디지털화’·‘리스크관리’ 한번에 잡아야
서한국 차기 전북은행장 내정자. (사진=전북은행)
서한국 차기 전북은행장 내정자. (사진=전북은행)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서한국 전북은행 수석부행장이 제12대 전북은행장에 낙점되면서 전북은행은 창립 후 사상 첫 내부출신 행장을 맞게 됐다. 전체 금융권의 올해 최대 화두는 ‘디지털화’와 ‘리스크관리’인 가운데 전북은행이 새 행장에 거는 기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영업 최전방인 지점 근무부터 디지털사업본부, 리스크관리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서 내정자가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첫 내부출신 수장 맞이하는 전북은행 “조직안정·영업기반 확충 기대”

오는 3월 서한국 전북은행 수석부행장이 전북은행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전북은행은 창립 50여년 만에 사상 최초로 내부 출신 은행장 배출에 성공했다. 내부 사정에 밝은 서 내정자가 조직안정을 꾀하는 데엔 문제가 없겠지만 실적을 낼지는 미지수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전북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서한국 수석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내정자로 최종 확정했다. 서 내정자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전북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1일 JB금융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전북은행장 후보로 서 내정자를 단독 추천한 바 있다. 서 내정자와 함께 임용택 전 은행장이 은행장 후보 2인 숏리스트에 함께 올랐으나 임 전 은행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서 내정자가 단독 후보에 올랐다. 임 전 행장은 전북은행에서 물러난 뒤 JB금융지주에서 부회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이로써 전북은행은 창립 52년 만에 처음으로 내부 출신 은행장이 탄생하게 됐다. 전북은행은 지난 1969년 설립 이후 한번도 내부출신 은행장이 배출되지 못했다. 지난 2017년 내부 출신인 송종욱 광주은행 부행장이 제13대 광주은행장으로 선임되면서 전북은행도 내부출신 행장이 나와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기 시작했고 서 내정자가 첫 주인공이 됐다.

서 내정자는 1964년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거쳐 전북대학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전북은행에 입행한 그는 인사부와 종합기획부, 리스크관리부 등 본부부서를 비롯해 전북 인후동지점, 태평동지점, 안골지점, 팔복동지점 등 영업최전방인 지점 근무까지 전반적인 은행 업무를 두루 거쳤다. 이후 JB금융지주 경영지원본부, 리스크관리본부 담당 상무 등을 거쳐 2016년 전북은행 부행장으로 선임되어 지난해 수석부행장까지 금융업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 일선을 진두지휘 해 왔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서 수석부행장은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탁월한 업무 추진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며 “자행 출신인 만큼 지역정서를 잘 이해하고 내부사정에 정통하다는 점에서 조직 안정을 꾀하며, 지역 내 영업기반 확충과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지원 강화 등으로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전성 관리 벌써부터 ‘먹구름’...서 내정자, ‘디지털화’·‘리스크관리’ 한번에 잡을까

지방은행의 올해 최대 화두가 ‘디지털화’와 ‘리스크관리’인 만큼 전북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촉발된 금융권의 디지털금융은 이제 은행의 생존과 직결된 만큼 서 내정자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 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실행된 금융지원과 관련 건전성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전(全)금융권의 디지털화는 지방은행의 존립을 장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디지털금융의 확산은 지역경제의 자금줄 역할을 해 오며 시중은행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 영업활동을 해온 지방은행에 최대 위협 요소가 됐다. 지방은행의 디지털화는 이제 존립과 직결되는 사안이 된 셈이다.

전북은행은 올해 중점추진 사업으로 디지털금융 혁신으로 삼았다. 지방은행 특성을 반영한 디지털금융을 실현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서 내정자는 JB금융지주에서 전북은행으로 복귀 후 최근까지 디지털사업본부와 언택트영업본부 부행장을 지내며 디지털 사업을 이끌었다. 전북은행의 디지털화로의 탈바꿈에서 서 내정자가 차별화된 로드맵을 추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 내정자가 주력해야 할 또 다른 하나는 건전성 관리를 위한 리스크 대비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은 지속되는 가운데 지방은행의 경우 벌써부터 건선정 지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난해 내준 대출의 원금과 이자유예 조치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연초부터 대출 수요는 폭발적이다. 이들의 대출 규모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대출의 경우 원금과 이자를 갚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은행들의 연체율 지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5대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반대의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BNK부산·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개 지방은행들의 1개월 이상 상환이 미뤄지고 있는 금액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8318억원으로 전년 말(7653억원)보다 8.7%(665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여건이 나빠지면서 빚을 갚는데 힘들어하는 차주들이 이전보다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같은 기간 전북은행은 19.1% 증가했다.

전북은행의 지난해 대출포트폴리오를 보면 대기업(2.8%)과 주택담보대출(21.6%)을 제외한 중소기업·가계·기타가계 대출 비중이 73%를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 상환 여력이 얼마나 뒷받침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전북은행은 건전성 관리에 사활을 걸어야 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서 내정자는 올해 디지털금융 혁신과 리스크관라는 두 개의 목표를 한번에 이뤄야 한다”라며 “어느 하나 놓치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