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제조업체의 ‘진화’…외연 넓히는 현대차
완성차 제조업체의 ‘진화’…외연 넓히는 현대차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1.1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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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면으로 뻗는 차산업, 광폭 행보 필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개인용 비행체(PAV)가 30%, 로보틱스가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래 모빌리티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도화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커넥티드 카,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 이어 로봇 제조업체 인수까지 나서면서다. 현대차가 이처럼 외연을 넓히는 것은 자동차 제조에 그쳤던 사업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는 물론, 모빌리티 서비스업까지 나아가겠다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운송 수단의 다각화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폭넓은 행보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11일 업계와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로봇 제조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블룸버그통신의 전날 보도에 의해 알려졌다. 거래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11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해 설립된 회사로 2013년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인수했다. 이후 2017년 7월 소프트뱅크에 팔렸다. 2015년에는 카메라를 장착한 로봇개 ‘스폿’을 내놨고 2018년에는 이족 보행 로봇인 ‘아틀라스’를 공개해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가 이 회사를 인수할 경우, 로보틱스 사업에 한 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미국 로봇 스타트업 ‘리얼타임로보틱스’에 17억5500만원을 출자해 지분 2.62%를 확보했다. 이 업체가 개발한 로봇 프로세서는 자율주행차에 적용된다. 4월에는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 '코드42(CODE42.ai)'에 총 70억원을 전략 투자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인 UMOS(Urban Mobility Operating System)와 협업해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도 한창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현대차는 이와 함께 무인 화물항공기(카고UAS)를 오는 2026년 한반도 상공에 띄우겠다고 공표했다. 이는 정의선 회장이 직접 이끄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의 일환이다. 개인용 비행체(PAV)와 더불어 항공 수송의 대들보로 세우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이달 22일까지 국내 기체 설계·시험·인증·제작·항공전자 등의 분야에서 관련 업체의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12일에는 온라인 설명회도 개최한다. 인프라 확보로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현대차는 로보틱스와 UAM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선점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본업인 자동차에는 한 층 진화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고성능 정보 처리 반도체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적용한 ‘커넥티드 카’ 운영 체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고 선언하면서다. 커넥티드 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의 탑승객은 실시간 교통정보, 공사 구간, 뉴스, 음악, 날씨, 스포츠 등 외부의 정보와 연계된 최적화된 운전 경험을 맛볼 수 있다. 현대차는 2022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이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차세대 커넥티드 카 운영 체제(ccOS)는 ▲딥러닝과 같은 데이터 분석 기술을 지원하는 ‘고성능 컴퓨팅’ ▲차량과 주변 인프라를 원활하게 연결하는 ‘심리스 컴퓨팅’ ▲운전자의 의도와 상태를 파악하는 ‘지능형 컴퓨팅’ ▲차량 내·외부 네트워크를 모니터링해 차량 안전을 강화하는 ‘보안 컴퓨팅’ 등, 커넥티드 카 컴퓨팅 시스템의 4가지 역량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이동(운송)수단이 자동차에 그쳤지만, 지금은 자율주행차, 드론에 이어 바퀴 없는 로봇 등 여러 방면으로 파이가 커지고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있다”며 “미래 자동차 산업 즉, 수송 기계 산업이 어디로 뻗어 나갈 지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다양한 방향으로 산업이 확대될 것을 고려해 폭넓은 행보를 펼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규제 일변도의 국내 제도의 후진성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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