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중국뿐이었는데”...갈 곳 잃은 항공업계
“믿을 건 중국뿐이었는데”...갈 곳 잃은 항공업계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1.28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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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포비아'...결국 中하늘길 막히나
대외적 겹악재 어쩌나...항공사 실적 악화 불가피
우한 페렴이 확산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잇따라 중국 노선을 중단하는 등 재정비에 돌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한 페렴이 확산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잇따라 중국 노선을 중단하는 등 재정비에 돌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연초부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중국 노선의 일부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 장기화로 운항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데 이어 중국발(發) 복병까지 겹치면서 직격탄이 예고된다.

■ 대목이어도 ‘우한 폐렴’에 진땀...급하게 中노선 축소

항공업계는 설 연휴 대목을 맞이했지만, 우한 폐렴 확산으로 대책 마련으로 진땀을 빼고 있다.

가장 먼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대한항공이다. 중국 당국이 우한 공항의 모든 항공편에 대해 운항 불가 결정을 내리자, 지난 23일 주 4회 운항하던 인천∼우한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했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우한 지역에 노선을 운항 중이었다.

상황이 날로 심각해져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퍼지자, 중국 전체 노선을 중단하는 항공사까지 등장했다.

에어서울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인천∼장자제(張家界), 인천∼린이(臨沂) 노선의 운항을 모두 중단하기로 28일 결정했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 우한이 아닌 다른 중국 지역의 노선 운항을 중단한 것은 에어서울이 처음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관련 문의가 많다"라며 "항공기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공항 종사자 및 운항·캐빈 승무원에게도 국제선 전 노선에서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항공사들도 일부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부산∼장자제 노선은 오는 29일부터, 무안∼장자제 노선은 오는 30일부터 각각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도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청주∼장자제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 잘 나가던 중국까지 '복병'...항공 수요 더욱 위축될 듯

대내외적 악재로 국내 항공사의 실적 직격탄이 예고된다. '일본 보이콧' 여파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 노선을 늘렸지만, 우한 폐렴까지 터지면서 잇달아 악재를 맞이했다.

항공업계에서 중국의 운항 비중은 크다. 지난해 기준 전체 국제선 이용객 (9090만명)의 20.3%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 노선 이용객(1896만2000명)이 11.7% 줄었지만, 일본 대체재로 떠오른 중국 노선 이용객(1850만9000명)은 14.3% 오히려 늘었다.

중국 노선 매출의 비중은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 19%, 제주항공 15%, 대한항공 13%, 티웨이항공 4% 수준이다. 저비용항공사(LCC) 못지않게 대형항공사(FSC)의 중국 의존도도 높다.

여기서 문제는 중국의 마땅한 대체지가 없다는 점이다. 우한 폐렴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중국뿐 아니라 전체 여객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우한 폐렴은 잠복기에도 병을 퍼뜨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스(SARS)보다 확산 속도가 훨씬 빠르고 그 규모가 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우한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은 현재까지 106명으로 하루 만에 24명 더 늘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4000여명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뿐 아니라 홍콩, 태국,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한 폐렴이 중국의 춘절 이후 전 세계 주요 관광지로 확산될 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면서 ”대내외적 악재로 해외여행 수요가 위축돼 항공사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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