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노사갈등...대신證 나재철 대표, 연임·재취업 ‘안갯속’
실적악화·노사갈등...대신證 나재철 대표, 연임·재취업 ‘안갯속’
  • 장하은 기자
  • 승인 2019.12.19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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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쪽박’, 재취업 해볼까...나재철 대표, 연임 불확실성에 금투협회장 도전?
일방적 조직개편에 직원 부당징계...직원 ‘즙’ 짜기 언제까지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가 지난 4일 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 후보 공모 마감 당일 아침 출마의사를 밝혔다. (사진=대신증권)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지난 4일 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 후보 공모 마감 당일 아침 출마의사를 밝혔다. (사진=대신증권)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대신증권을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 존경받지 못하는 기업은 사상누각과 같아 위기가 닥치면 쉽게 무너진다.”

지난 5월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부동산 투자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최근 몇 년간 탄탄한 실적으로 업계에 호평이 자자했던 나재철 대표. 올 들어선 부쩍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올 들어 실적은 고꾸라진 데다 부당해고·정직 등 노사갈등은 깊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일각에선 연임의 불투명해지자 재취업의 기회로 금융투자협회 회장 후보에 도전했지만 이 마저도 만만찮을 것이란 의견 나온다. 금투협 노동조합과도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 가야하지만 현재진행형인 대신증권의 깊은 노사갈등이 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 실적 ‘쪽박’, 재취업 해볼까...나재철 대표, 연임 불확실성에 금투협회장 도전?

지난 8년간 대신증권을 이끌고 있는 나재철 대표는 지난 1985년 공채로 대신증권에 입사한 이후 현재까지 ‘대신맨’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시작한 나 대표는 지점장, 지역본부장, 리테일사업본부장, 기획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2년에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통상 연임의 조건은 ‘실적’이라는 게 업계 전례라지만, 그동안 대신증권을 안정적으로 성장시켜 온 공로가 어느 정도 인정받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나 대표가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 후보에 깜짝 등장하면서 일각에선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연임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재취업 수단으로 금투협 차기 회장자리를 선택한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

지난 4일 나재철 대표는 금투협 차기 회장 후보 공모 마감 당일 아침 출마의사를 밝혔다. 말 그대로 ‘깜짝 등장’이었다. 하지만 올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중 ‘꼴찌’라는 불명예, 영업점 통폐합·노조원 부당 해고·징계 논란 등 내부에서 계속되는 잡음에 나 대표의 연임과 금투협 차기 회장 성공, 어느 하나 쉽지 않은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의 올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917억원으로 작년보다 38% 가까이 급감했다. 특히 3분기 들어서는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무려 80% 쪼그라든 76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속사정이야 정확히 모른다만, 연임 가능성이 확실하다면 그런 모험을 할 수 있겠냐”며 “연임과 금투협 회장 자리 둘 다 만만찮은 도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방적 조직개편에 직원 부당징계...직원 ‘즙’ 짜기 언제까지

계속해서 악화하기만 하는 노조와의 갈등도 나재철 대표의 앞길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최근 강남지역본부와 강북지역본부로 나눠져 있던 영업 조직을 재경1본부와 재경2본부로 구분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각 본부에 강남과 강북 소재 영업점을 섞어 배치해 두지역간 경계를 허물겠다는 취지다. 송탄지점은 오산지점으로, 양재동지점은 강남대로센터로 통합이 확정됐다. 대신증권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고액자산가가 많이 분포된 강남지역본부에 더 높은 성과 목표치가 제시되던 관행을 없애는 등 지역구분 없이 성과를 측정할 계획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지부는 이에 대해 “조직 개편에 ‘고객’과 ‘직원’은 없고 무한경쟁을 통한 이윤의 추구만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않고 고객의 특성을 간과한 것”이라며 “회사는 결국 직원 간 무한경쟁을 촉발시켜 최대한의 이윤을 걷으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무한경쟁 체제가 되면 영업직원들은 고수익 상품만 취급하는 행태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부동산펀드 금융상품을 무조건 많이 판매하게 할 경우 고객의 리스크는 높아지고, 그 상품을 판매한 직원만이 판매 후 벌어지는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된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관계자는 "기존에 강북과 강남지역으로 지난 2-30년간 나뉘어졌던 조직을 재경 1,2로 개편했다”며 “요즘 WM 비즈니스 자체가 지역에 한정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멀리 떨어져있어도 고객들이 직접 찾아오는 만큼 권역을 나누는 게 큰 의미가 없어 바뀌게 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신증권은 최근 이뤄진 직원 징계가 형평성에 크게 어긋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객에게 수십억의 피해를 입힌 직원이나 사내 부정을 저지른 직원에겐 1~2개월의 경징계를 내리면서 노동조합원에겐 중징계를 내렸다는 것이다.

지난 9월 대신증권 전 이남현 지부장은 사측으로부터 해고당한 뒤 복직한지 9개월 만에 ‘6개월 정직’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6개월 정직 처분’은 대신증권 사내에서 찾아보기 드물 정도로 무거운 징계이다. 이에 같은 달 26일 이 지부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탄 기자회견에 대한 보복징계”라며 “복직 노동자에 대한 징계 처분은 사측의 보복 행위”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대신증권에 대한 명예훼손과 기밀문서 유출혐의로 해고된 이 지부장은 대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 최종 승소 확정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크게 4가지 카테고리 중 첫 번째인 인터넷 카페를 통한 사내질서 문란 및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참가인 회사 및 그 임직원의 명예를 손상하고 사내질서를 문란하게했다’는 내용이 인정돼 사측 징계사유에 적용됐다. 사측에서 제시한 징계 처분 사유 설명서 23가지 중 1가지만 적용된 것이다.

그러나 복직한 이 지부장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기자회견을 연 올 7월 이후인 지난 9월 복직 9개월 만에 ‘6개월 정직’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 지부장은 "징계 사유는 '지부 인터넷 카페 관리 소홀'이었다"면서 "단지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직을 결정한 것은 명백한 보복 징계이며 지부의 노조 활동을 탄압하는 부당 노동행위"라고 말했다.

오병화 대신증권 노조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역본부 개편 및 영업점 이전·폐쇄·통폐합을 진행하는 것은 노사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 지부는 법적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 위원장은 “아울러 부당노동행위 발생시 법적조치는 고용노동부 진정 검찰에 고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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