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포스트 차이나’까지...현대차, 중국 이어 인도마저 감산
믿었던 ‘포스트 차이나’까지...현대차, 중국 이어 인도마저 감산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8.20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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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어 인도마저 감산...현대차 공장 '생산없는 날' 지정
덩치 키웠어도, 오히려 현지 판매량은 주춤할까 우려
이달 들어 현대차 인도공장이 공정별로 '생산 없는 날'을 지정하면서 가동을 중단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들어 현대차 인도공장이 공정별로 '생산 없는 날'을 지정하면서 가동을 중단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포스트 중국’으로 촉망받던 인도 자동차 시장이 경기 침체로 위축되면서 현대자동차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일시적으로 인도공장의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 ‘공장을 멈추는 날(No Production Days)’을 선언했다.

현대차 인도 법인공장은 지난 9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엔진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10일과 12일 두 차례에는 차체, 도장, 조립공정의 가동이 멈췄으며, 엔진생산 공정과 트랜스미션 공정은 이미 수 차례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산업 특성상 오는 9월이면 완연한 생산량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우려가 가중되는 분위기다.

■ ‘연간 100만 생산체제’ 갖췄건만...역성장 맞이한 인도시장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인도시장은 ‘포스트 중국’으로 각광 받았다.

미국·중국·유럽 등의 3대 시장이 부진한 것과 달리, 매년 고속성장을 이어갔다. 게다가 인도는 중국에 버금가는 13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동차 보급률이 1000명당 32대에 불과해 잠재력이 풍부한 신흥시장으로 꼽혔다.

이러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일찍이 인도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더욱이 중국시장의 부진이 뼈아팠던 터라 인도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올 초 현대차는 인도 남부 첸나이공장에 약 1조1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 규모를 10만대 더 늘리기도 했다. 이로써 현대차 첸나이공장의 생산 규모는 80만대로 늘어나게 됐다.

여기에다가 기아차가 이달 준공한 연간 30만대 규모의 인도 아난타푸르 공장까지 합치면 현대·기아차의 인도 생산량은 100만대에 이른다. 이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그러나 낙관도 잠시, 올 들어 인도시장은 수요 급감으로 침체 기조를 걷고 있다. 현재 경제 성장 둔화, 소비 위축 등이 겹치면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미 상반기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155만7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나 줄었다. 월간 판매량은 2018년 11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러한 침체 기조에 인도 현지에 진출한 마루티 스즈키, 토요타, 마힌드라, 아쇼크 레이랜드 등의 완성차기업 역시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생산량 감산에 나서고 있다.

■ 해외 판매량 ‘비상등’...일단 신차로 인도시장 부진 돌파구

일단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하반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로 인도시장 부진을 정면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베뉴’는 인도시장의 ‘반격카드’로 급부상했다. 지난 6월 인도에서 처음 출시된 베뉴는 출시 직후 8763대가 판매됐으며, 지난달에는 9585대가 팔렸다. 출시 60일 만에 계약 대수 5만대를 돌파하면서 판매량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는 이달 초 인도공장에서 ‘셀토스’ 양산을 시작했다. 현지에서 셀토스는 사전계약 첫 날 6046대의 계약 건수를 기록한 이후 보름 만에 누적 계약 2만대를 넘기며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올 상반기 현대차의 인도 판매량은 26만대로, 작년 상반기 27만5000대보다 5.6% 감소했다.

다만, 판매량이 감소에도 경쟁사보다 비교적 선방하면서 인도시장 점유율 방어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상반기 점유율은 16.8%로, 작년 16.0%에서 소폭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신차 공세에 대해 기대를 거는 한편 인도시장마저 주춤하면서 현대자동차의 해외판매 목표량 달성이 쉽지 않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수요 정체 등으로 미국과 중국시장마저 판매량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됐다”면서 “예상보다 빨라진 인도시장의 부진에 올해 현대차의 해외 판매실적이 더욱 녹록치 않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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