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실적 위기 속 매장 칼바람 부나...'잘 팔리는 물건만 주문서 넣는다'
이마트, 실적 위기 속 매장 칼바람 부나...'잘 팔리는 물건만 주문서 넣는다'
  • 이재정 기자
  • 승인 2019.02.2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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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량 따라 자동으로 발주(물건매입요청) 내던 이마트...매장 효율화 위해 잘 팔리는 물건만 발주
이마트가 매장 운영 효율화 방침에 따라 재고 소진 시 자동으로 발주되던 자동 발주 시스템을 선별적으로 운영한다.(사진=이마트로고 캡쳐)
이마트가 매장 운영 효율화 방침에 따라 재고 소진 시 자동으로 발주되던 자동 발주 시스템을 선별적으로 운영한다.(사진=이마트로고 캡쳐)

[화이트페이퍼=이재정 기자] 이마트가 실적 개선을 위한 위기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25일 이마트에 제품을 납품하는 A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는 재고 상태에 따라 납품업체에 자동으로 상품 구매요청서가 발송되는 '자동 발주 시스템'을 조건부 운영하기로 했다. 

이는 한정적인 매장 공간에 상품을 무조건 들이기보다 소위 '잘 나가는' 상품 위주로 구성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이 공시된 14일, 이마트는 2018년 수익이 급감함에 따라 올해 수익성 개선을 통해 순매출액을 17.8% 신장시키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성장 핵심 전략으로는 3월에 있을 온라인 통합법인 출범과 함께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를 제 2의 이마트로 육성하는 전략, 이마트24 1000개점 이상 신규 출점 등을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기존점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 개선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매장 운영 효율화 카드를 공개했다. 

이마트는 주력 종목인 식품매장을 확대하는 한편, 비식품 코너에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경쟁력 있는 테넌트를 유치해 단위 매장당 매출을 높이기로 했다. 테넌트(tenant)란 이마트에 입점해있는 외부 브랜드 숍이나 코너를 가리킨다. 

매장의 진열 상품 수(SKU, stock keepng unit)도 공간 최적화를 위해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매장 운영 효율화 방침에 따라 이마트는 그동안 전산 시스템에 따라 자동으로 요청되던 상품 발주를 필요에 따라 선별적으로 발주하는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이마트 관계자는 매장 효율화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답변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실적 악화로 꺼내든 위기 경영 카드가 입점 브랜드나 제품 납품사들, 특히 대형 유통업체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에게 도미노 효과를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대형 유통업체 입점 지원 사업을 진행해본 결과 중소기업들에게 대형 마트 입점은 얻기 힘든 기회인데다 제품 납품은 물론 브랜드 신뢰도 제고를 통한 매출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더구나 대형 유통망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트 또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집어든 혁신의 칼을 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마트는 2013년 발표 후 1만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해온데다 꾸준한 출점에 따라 채용도 늘려왔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소비위축과 온라인몰 쏠림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상생'을 강조해온 이마트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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