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로 몸살 앓는 카드사, 당국 때리기에 침울
실적 악화로 몸살 앓는 카드사, 당국 때리기에 침울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8.10.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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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마트 마진 축소 이유를 모두 카드사 탓으로 돌려..."
카드사 수수료 1조원+a 인하 방안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통업계 실적 개선에 근본적인 해결책일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카드사 수수료 1조원+a 인하 방안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통업계 실적 개선에 근본적인 해결책일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카드 수수료 개편과 관련, 영세 소상공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혀 카드사들이 경악하고 있다. 카드사 수수료를 '1조원+a(알파)'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우선 마트나 편의점 마진 등의 문제를 카드사 수수료 탓으로 돌리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당국은 카드사 직원은 국민으로 안 보이는 것 같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마트협회 김성민 회장 등 관계자들과 만나 카드 수수료와 관련한 애로사항을 청취하면서 "신용카드 수수료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영세 소상공인들의 의견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이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절감액 1조원 보다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는 것으로도 읽힐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1조원 절감'에 대해 내주 중 최종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 인하도 고려하고 있다. 내년부터 결제대행업체(PG)를 이용하는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택시사업자에 우대수수료율도 적용된다.

내주 카드 수수료 개편과 자사 실적 발표를 동시에 기다리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카드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가 수수료를 수 차례 내려 왔고, 때문에 실적이 계속 악화해 이번에는 당기순이익이 32% 낮아져 희망퇴직도 실시했다"며 "카드사 직원들도 국민인데 우리는 너무 고려에서 제외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결제가 늘어도 이에 반해 카드수수료 증가폭은 훨씬 적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비씨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롯데카드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9% 감소했다.

또다른 카드사 한 관계자는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마진이 안나온다며 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걸 주장하는데, 실적 악화 이유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는데 무조건 카드사 탓으로 돌리는 게 과연 유통업계 실적을 근본적으로 높이는 해결책이 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당국 규제가 카드사 실적 악화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정부에서 2016년부터 카드사 수수료를 규제하면서 카드사 실적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게 사실"이라며 "카드사가 마케팅비, 판매촉진비를 줄여가면서 이를 상쇄시키려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당국이 카드사 수수료를 개편할 때 카드사 실적 악화 요인도 고려해 합리적인 수수료 개편 방안을 내놓고, 마트나 편의점 실적 악화를 개선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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