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남성간 진짜 폭력에 둔감, 여성의 지적은 못참아
[신간]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남성간 진짜 폭력에 둔감, 여성의 지적은 못참아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8.01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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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오찬호 지음 | 동양북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근육질 남자가 대체 어쨌기에 이상해졌다는 걸까. 검은 실루엣 아래 리본에 새겨진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 분석서’가 궁금증을 식혀준다. 아, 또 성대결에 불을 놓는 책이구나 싶다.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동양북스.2016) 표지 정보만 보고 든 생각이다. 그런데 거기까지만 생각하고 책을 덮기엔 왠지 모를 아쉬움이 있다. 어쩌면 지난 강남역 사건 이후 여혐으로 시작된 남녀 논쟁의 근본적인 원인과 갈등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기대에서다.

저자가 오찬호 사회학자라서 더 그렇다. 그가 전작으로 내놓은 ‘진격의 대학교’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가 문제작으로 꼽히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그가 본격적으로 메스를 들이댄 이 사회 ‘남성’을 어떻게 분석했을지 궁금하고 남을 터다.

아니나 다를까. 곳곳에 문제적 발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약자로 살아가는 것에 익숙지 않았던 이들은 ‘약자인 줄만 알았던’ 여자가 자신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권력을 가지는 걸 도무지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내용부터 시작한다. 게다가 남자 상사가 욕을 하면 “그 인간, 성질 한번 더럽네” 하고 넘어가지만, 여자 상사가 욕도 아니고 조금만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도 “여자가 나를 무시하네”라는 놀라운 발상을 하게 된다는 주장까지 거침없다.

또한 한국 사회에서 남자들은 ‘폭력을 참아가면서’, ‘수치심을 느끼면서’ 남성이 되어간다며 한국에서 말하는 ‘진짜 남자’는 폭력에 둔감하다고 편을 들어주는 듯한 논조로 이어간다. 그러나 이어 둔감하다는 것은 쌍방이라 폭력을 당해도 당하는 줄 모르고, 저질러도 그게 자꾸만 폭력이 아니라 한다고 꼬집는다.

책에 따르면 해외 학자들은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의 자본주의가 유독 가파르게 성장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는다. 하나는 군부독재, 다른 하나는 ‘남자들의 사고방식’이다. 한국의 남자들은 자본주의 노동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딛기도 전에 학교와 군대에서 자본가가 ‘부려먹기에’ 최적화된다는 말이다.

책은 이처럼 한국 남자는 권위주의와 경쟁주의 문화에 찌든 학교와 폭력과 명령, 복종으로 이루어진 군대를 거치면서 점점 소통과 공감 능력을 상실하는 남성으로 변해간다고 진단한다. 논란에 논란을 더할지도 모를 문제적 신간에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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