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부회장직 없애는 하나금융...'부문임원'·상생금융 확대 
9년 만에 부회장직 없애는 하나금융...'부문임원'·상생금융 확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2.2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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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초석을 다지고 역사 속으로
사진=화이트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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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부회장 직제를 내년부터는 없애고, '부문임원' 체제로 변경한다. 2015년 한시적 폐지 이후 약 9년 만이다. 또 체계적이고 빈틈 없는 상생금융 통합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지주와 은행에 상생금융 부서를 각각 신설한다. 금융당국의 은행 지배구조 선진화 및 상생금융 독려 기조 속에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7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부회장 직제 폐지와 부문임원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내년도 조직개편 및 인사를 전날 단행했다. 일단 부회장 직제는 폐지했지만 직함은 남기기로 했다. 내년부터 이은형 부회장은 기존 사업부문인 그룹ESG부문과 글로벌부문, 브랜드부문을 담당하고 강성묵 부회장은 신설되는 그룹손님가치부문을 담당한다. 그룹손님가치부문은 산하에 기존 사업부문(개인금융·자산관리·CIB)을 본부로 편입, 그룹 내 협업과 본업 경쟁력 강화를 꾀할 방침이다.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박성호 부회장은 용퇴한다. 

앞서 하나금융은 작년 말 인사에서 박성호·강성묵 부회장을 신규로 선임해 이은형 부회장과 함께 3인 부회장 체제를 도입했다. 첫해 업무분장은 이은형 부회장(그룹글로벌부문·그룹ESG부문·그룹브랜드부문), 강성묵 부회장(그룹개인금융부문·그룹자산관리부문·그룹CIB부문·그룹지원부문), 박성호 부회장(그룹전략부문·그룹디지털부문·미래성장전략부문)이었다. 이에 따라 강 부회장도 내년에 기존 사업부문 대부분을 이어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부사장 3인을 추가로 신규 선임하면서 인재풀을 넓혔다. 공석이 되는 하나금융지주 미래성장전략부문장(부사장)에는 고영렬 현 하나은행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신규로 위촉했다. 또 자산관리본부장에는 김영훈 지주 그룹자산관리부문 상무, 그룹재무부문장에는 박종무 지주 그룹재무총괄 상무를 각각 승진 발령냈다. 김영훈 신임 부사장은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 겸 투자상품본부장(부행장)으로 신규 선임돼 겸직을 수행한다.

또한 조직개편은 상생금융 확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주 그룹ESG부문 산하에 상생금융지원 전담팀을 신설한다. 상생금융지원 전담팀은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청년 등의 사회적 버팀목 역할을 확대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을 맡는다. 핵심 관계사인 하나은행에도 기업그룹 내 상생금융센터를 신설해 체계적이고 빈틈 없는 상생금융 통합 전략을 추진하도록 했다. 

큰 혁신, 이해관계자 소통에도 고삐를 죈다. 특히 AI 혁신 기술을 내재화하고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기존 그룹디지털부문 산하에 있는 데이터본부의 조직을 AI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또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투명한 정보제공으로 그룹의 대내외 인지도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존 IR팀을 IR본부로 격상했다. 

하나금융의 부회장 직제는 유서 깊다. 2008년 김승유 회장 당시 부회장직을 처음 신설한 이후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앞두고 김정태 당시 회장이 이를 한시 폐지했다가 6개월 만에 다시 2명의 부회장을 발탁한 선례가 있다. 당시 부회장 중 1명이 작년 3월 취임한 함영주 회장이다. 다만 부회장 제도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과거 특정 회장이 사실상 셀프 연임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진일보된 제도로 존중하고 의미를 부여한다"면서도 "폐쇄적 운영으로 인해 신인발탁, 외부 경쟁자 차단 등의 부작용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당국의 비판적 시선을 고심한 흔적이 조직 개편에 드러난 셈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이라는 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그간 초석(礎石)을 다졌던 부회장 직제를 마무리하고, ‘부문 임원’ 체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각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리더들과 실질적인 성과 창출 및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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