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빨간불' 우리기업 타격…"차이나플러스원 전략 세워야"
中 경제 '빨간불' 우리기업 타격…"차이나플러스원 전략 세워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3.08.30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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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우리기업 영향 조사 결과
이미 실적 악화 32%…10개 중 8개 기업 우려
기업 절반 이상 연초 목표에 못 미쳐
"판로 다각화·생산기지 이전 등 고민해야"
자료=
중국 경기 상황에 따른 영향 (자료=대한상공회의소)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들어섰다는 위기론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초 목표 대비 실적도 상당수가 저조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옮기는 탈중국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처 다각화와 함께 생산기지 이전 등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으로 시장 불안정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우리 기업 10개 중 8개 '불안'

30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발표한 '최근 중국 경제 동향과 우리 기업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경제의 불안 요인은 우리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매출 등이 타격을 입었다고 응답한 기업도 다수였다.

현재 중국 경제는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리오프닝에도 내수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동산 시장의 금융 불안, 산업생산·수출 둔화 등도 중국 경제의 직면 위기로 꼽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표적인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 증가율 역시 2.5%를 기록, 4.5% 증가를 예상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 7월 공개한 6월 청년 실업률은 21.3%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에는 당국이 정기적으로 공개하던 실업률 통계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암울한 경제 상황을 암시했다.

이 같은 상황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대한상의가 대(對)중국 수출 기업 302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중국 경기 상황이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질문에 32.4%가 '이미 매출 등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장기화 시 우려된다'는 응답은 50.3%에 달했다. 10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타격을 받은 셈이다.

가장 우려되는 중국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는 ‘중국 내 소비 침체’(33.7%)와 ‘산업생산 부진’(26.7%) 등이 꼽혔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영향도 한몫했다.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20%), ‘통관절차·무역 장벽 강화’(19.6%) 등으로 집계됐다. 대한상의는 "대외 리스크보다 중국 내부의 경기 상황 악화를 더욱 우려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차이나플러스원 전략…글로벌 기업은 이미 실행

실제 올해 1~7월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25.9% 감소했다. 최대 수출품으로 꼽히는 반도체는 이 기간 수출 실적이 40.4% 줄었다. 또 디스플레이(-45.7%), 석유화학(-22.5%) 등 기타 중간재도 감소폭이 컸다. 대표 소비재인 화장품(-25.3%), 무선통신기기(-12.9%) 등도 부진했다.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연초 목표 대비 현재까지 경영 실적을 묻는 질문에 ‘목표 대비 저조’(37.7%), ‘매우 저조’(14.7%)라고 응답했다. 과반이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자료=
1~7월 주요 품목의 대(對)중 수출 감소율 (전년비)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다만 중국 시장 불안을 매출처 다각화의 계기로 삼은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기업들이 중국 경제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전략으로는 '제3국으로 판로 다변화'(29.7%)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생산시설 제3국 이전'(6.3%)과 같은 탈중국 전략을 수립한 기업도 눈에 띄었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외로 생산 거점을 확장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실행 중이다. 이 전략은 중국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중국 이외의 국가로 투자를 늘리는 방법이다. 주로 신흥국이 투자 대상이다. 최근에는 인도가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중국과 비슷한 규모의 노동력과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지난 2020년부터 작년까지 인도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는 연평균 420억달러를 기록, 10년 새 2배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17년부터 인도에서 저가형 아이폰 모델을 생산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4도 생산라인에 올렸다. 글로벌 풍력 터빈 제조 업체로 꼽히는 덴마크 베스타스는 지난 2021년 인도 첸나이 인근 스리페룸부두르에 신규 공장 2곳을 건설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중국 경기 부진의 원인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과 같은 장기적 구조 조정의 과정이라는 관측도 있어 긴 호흡으로 대응 방안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판로나 생산기지를 다각화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이나 확실한 경쟁 우위를 갖는 초격차 기술 혁신 전략 등 기업 상황에 맞는 다양한 옵션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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