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AN 시장서 맥 못춘 韓 전기차…"현지 맞춤형 전략 찾아야"
ASEAN 시장서 맥 못춘 韓 전기차…"현지 맞춤형 전략 찾아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3.05.31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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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3.2%에서 2021년 8.2%로 줄어
저가형 공세에…中 점유율 25.7%→46.4% 1위
"점유율 일희일비 말고 미래 전략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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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대한상공회의소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ASEAN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산 차량의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산 저가형 전기차의 공세로 현지 시장에서 비중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ASEAN 전기차 시장 규모가 북미·유럽 대비 미미한 만큼 당장 점유율에 몰입하기보다는 시장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점유율 1위에서 3위로 밀려

31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3간 ASEAN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의 주요국 점유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현지 시장에서 한국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3.2%에서 2021년 8.2%로 크게 감소했다. 순위도 1위에서 3위로 밀렸다. 수입액은 약 5600만달러에서 2400만달러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ASEAN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연합체다. 현지 수입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9년 1억3000만달러에서 2021년 3억달러로 2배 넘게 성장했다. 시장 규모는 확대됐지만 한국산 전기차 비중은 줄었다.

한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감소한 자리는 중국이 메웠다. 중국의 ASEAN 수입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19년 25.7%(약 3400만달러)에서 2021년 46.4%(약 1억3800만달러)로 급등해 1위를 나타냈다. 독일 역시 같은 기간 1.3%에서 34.1%(2위)로 큰 증가폭을 보였다.

■ "판매량 수천대 불과…미래 전략 고민해야"

한국산 전기차 비중이 줄어든 이유로는 저가형 전기차 공세가 원인으로 꼽혔다. 대한상의는 “ASEAN 국가들의 전기차 보급 의지는 점차 강해지는 반면 국민들의 구매력은 이에 못미치다 보니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메리트가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규모 자체가 작은 만큼 당장의 점유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ASEAN 시장 내 전기차 판매량은 수천대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이 작다"며 "아직은 전체 판매량이 적은 만큼 점유율은 큰 의미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지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고민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미래에는 (우리가) 중국산 전기차, 테슬라 같은 저가형 전기차와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가격 경쟁력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현지 맞춤형 전략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도 "ASEAN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합리적 가격의 수출용 차량을 개발하는 한편 ASEAN 각국의 전기차 전환 정책에 따른 우리 기업의 유불리를 분석해 시나리오별로 대응하는 등 정부 차원의 외교·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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