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혁신·신기업문화 정립 통해 보다 신뢰 받는 그룹으로
[편집자 주]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가 화두다. 최고경영자(CEO) 선임 때마다 불거지는 '관치 대(對) 내치' 논란으로 몸살을 앓는다. 특히 올해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관련 여러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배구조 선진화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부각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CEO 등 임원선임과 관련된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회사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재정비하겠다"고 보고 했다.
실제 이번 정부 출범 후 임기가 돌아온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교체됐다. '내치'를 막았지만 '관치' 논란은 여전하다. 금융감독원도 6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금융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각 이사회의 구성·운영 현황 등 실태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현 주소를 점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 방향 등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우리금융은 조만간 임종룡 새 회장 체제를 적절히 견제하고 뒷받침 할 새 이사회 진용을 갖출 예정이다. 기존 이사회 및 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있어 장점은 취하되 다소 아쉬웠던 점은 보완해나갈 것으로도 전망된다.
■ CEO 육성 프로그램 공시의 관행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달 24일 정기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를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또 같은날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고, 이사회 내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임 회장 내정자는 취임 이후 우리금융그룹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리더십도 발휘해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사회 내 위원회로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설치가 의무화 된 감사위원회·보상위원회·임원후보추천위원회·리스크관리위원회 4개 위원회와 내부통제관리위원회·자회사대표추천위원회·ESG경영위원회 등 총 7개의 소위원회를 설치·운영 중이다.
또한 우리금융 이사회는 CEO 경영승계 계획 수립 등에 관한 업무수행 권한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위임하고 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금융사지배구조법에서 임원(사외이사, 대표이사, 대표집행임원, 감사위원에 한정) 후보를 추천하는 기능을 하는 위원회로 정하고 있다.
다만,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우리금융 4대 금융지주가 각각 지난 3일 공시한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연차보고서 공시의 관행 등에 있어 다소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3개사만 육성 후보군에 대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열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의 작년 하반기 CEO 승계 후보군(이하 롱리스트)은 내부 10명, 외부 10명 등 합계 20명이었다. KB금융은 매 반기 단위로 회장 후보군을 내/외부 구분 관리하며 내부 후보자군 대상으로 "경영 현안 주제발표, FGC(퓨처 그룹 CEO 코스), 이사회 워크숍 등 'CEO 내부 후보자군(롱리스트)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작년 8월 주요 자회사 CEO 등 11명을 후보군으로 선정했고, "당사는 대표이사 회장 후보군을 선정해 미래의 CEO 후보로 양성하고 있다. 금융업에 대한 통찰력, 그룹 관점 의사결정, 전략실행/추진력, 리더십/인재육성, 대내외 영향력/CEO 브랜드 등 다양한 개발(육성) 프로그램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작년 5월 내부 7명, 외부 5명 등 12명을 선정했고 "대표적인 최고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으로는 사업의 다양한 부분에 대한 의사결정 경험을 부여하기 위한 '전략과제 수행', 국내 유수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 참가를 통해 최고경영자에게 요구되는 지식 및 네트워크 확보 등 역량 개발이 가능한 '최고경영자 프로그램', '리더십 역량 다면진단 및 피드백' 등이 있다"고 밝혔다.
또 NH농협금융은 앞서 2021년도 연차보고서에서 "최고경영자 후보군에 대하여 다양한 최고경영자 후보군 자질향상(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유수대학 경영자 위탁교육, NH금융리더 과정, CEO 독서경영과정 및 사이버교육 등의 프로그램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우리금융은 올해 1월 18일 임추위가 내부 32명, 외부 8명 등 총 40명의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후보군 선정을 결의했고, "내부후보군의 경우 기존 임원과 차별화된 양성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연중 최고경영자로서의 역량 개발 및 이사회와의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정도로만 밝혔다.
실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은 지난해 "임추위의 기능과 역할 부문에서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경영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임원후보군을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정교하고 고도화된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수립해 운영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 이사회의 적정규모, 관점의 전문성·다양성
우리금융은 이달 주총 안건 승인 이후 기준 새 이사회 총원이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6명, 비상임이사 1명(유지 시) 최대 8명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다만 국내외 은행별 이사회 규모는 BoA(15명), 모건스탠리·웰스파고·골드만삭스(14명), 씨티그룹(13명), JP모건 체이스(11명), 신한금융(11명, 2023년 주총 이후 기준), NH농협금융(9명, 사외이사 1명 사임 공석), 하나금융(9명, 비상임이사 1명 사임 공석), KB금융(9명), 우리금융 8명(비상임이사 1명 유지 시) 순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7명이 인당 평균 5.1개에 속해 경영진 감독업무를 수행했으나, 미국 주요 은행들은 대부분 사외이사 1인의 소속 위원회 수를 3개 정도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기존 사외이사 중 3명은 자회사인 우리은행 이사회의 사외이사 3석도 겸직한 바 있다.
또한 우리금융 이사회는 과점주주 추천 인사 대부분의 전문분야가 금융 및 경영(보험 1명, 증권 2명, VC 1명 등 자본시장 3명, 복수 전문분야 회계) 등에 다소 쏠리는 감도 있다.
예를 들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3곳은 IT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현 사외이사 중 2명이 각각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IT 자회사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CEO(최고경영자) 출신이다. KB금융의 경우 소비자보호/ESG 분야 전문성에, 신한금융은 글로벌 전문성에 좀 더 힘을 싣고 있다.
한편 임종룡 회장 내정자는 지난달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회장 후보로 추천된 뒤 별도 입장문을 통해 "아직 주주총회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제가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신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