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개선 등 고강도 혁신 추진 관측
[편집자 주]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가 화두다. 최고경영자(CEO) 선임 때마다 불거지는 '관치 대(對) 내치' 논란으로 몸살을 앓는다. 특히 올해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관련 여러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배구조 선진화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부각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CEO 등 임원선임과 관련된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회사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재정비하겠다"고 보고 했다.
실제 이번 정부 출범 후 임기가 돌아온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교체됐다. '내치'를 막았지만 '관치' 논란은 여전하다. 금융감독원도 6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금융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각 이사회의 구성·운영 현황 등 실태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현 주소를 점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 방향 등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우리금융은 조만간 임종룡 새 회장 체제를 적절히 견제하고 뒷받침 할 새 이사회 진용을 갖출 예정이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서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정화 된 타 금융지주들과 비교해 사외이사 교체폭도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내부통제 개선 등을 위한 고강도 혁신경영과 지배구조 선진화 추진도 예상된다.
■ 신임 이사 최소 4명, 4가지 약속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3일 이사회를 열고 복수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정기주주총회소집통지도 공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의 2023년 정기주주총회일은 이달 23일로 예정돼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과점주주 측 사외이사 6명을 포함한 사외이사 7명과 대표이사 회장인 사내이사 1인, 은행장이 겸직하는 비상임이사 1인 등 총원 9명으로 구성된다.
이사회 새 진용을 앞둔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구성은 현 주주사인 IMM PE,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푸본생명, 유진 PE 등 5개사 측 추천 사외이사를 포함한 사외이사 6명이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임종룡 회장 내정자가 사내이사 1석을 채울 예정이고, 은행장 몫인 비상임이사 1석까지 유지된다는 전제에서 우리금융 새 이사회 총원의 경우 기존 9명에서 주총 이후 8명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임 회장 내정자는 지난달 내정 이후 첫 행보로 노조를 찾아 ▲첫째, 1대 주주인 우리 직원들을 존중하고 처우개선에 적극 협력할 것. ▲둘째, 우리금융그룹의 완전한 민영화 이후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내부 체계구축을 완성하고 우리 임직원들이 납득 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것. ▲셋째, 계열사 경영간섭과 줄 세우기 차단으로 '자율경영' 을 보장하고 빠르게 조직안정화를 시킬 것. ▲넷째,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규정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서 후보군 자격 요건인 전문성, 공정성, 윤리성을 겸비한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할 것 등 4가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의 재임기간이 최대 6년(자회사 합산 9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상법과 지배구조법, 회사 정관을 따르고 있다.
타사와 비교하면 사외이사 임기 제한 기준은 KB금융이 내규상 5년이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우리금융과 같다. 다만 그 이상의 임기제한에 관한 제도적 문제는 헌법상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도 같이 고려돼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금융 이사진에서 임기 제한 규정에 의거한 의무교체대상 이사는 없는 것으로 보이나, 우리금융 이사회의 현재 재적이사 중에는 2016년 12월 말부터 작년 말까지 6년간 우리은행 이사회의 사외이사를 겸직했던 일부 이사들이 있다.
새 이사회에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포함해 최소 3명 이상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이 관측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노성태·박상용·장동우 이사가 물러날 예정이다.
■ 기본적인 이사회 독립성 기준 준수 중
지난해 삼일PwC 거버넌스센터가 발간한 '2022년 이사회 리포트' 보고서에서 상장사의 이사회 독립성 기준으로 삼은 지표는 사외이사 비율,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여부 등이었다.
우리금융 이사회의 현재 사외이사 비율은 77.7%(7/9)다. 이는 이달 주총 안건 승인 이후 예상치 기준 KB금융(77.7%, 7/9)과 같고 신한금융(81.8%, 9/11), 작년 주총 이후 기준 하나금융(80%, 8/10), 2021년 기준 미국 S&P500 기업(86%)에 비하면 소폭 낮다.
몇 가지 경우의 수를 보면 우리금융은 이달 주총 안건 승인 이후 이사 총원이 8명으로 줄어드는 경우 사외이사 비율은 75%로 소폭 낮아진다. 다만 이는 2021년 기준 코스피 상장사 평균(약 55%)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 만일 비상임이사직을 없애는 경우 사외이사 비율은 85%로 올라간다. 이 밖에 이사 총원이 유지되거나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비상임이사 1석의 경우 우리금융과 마찬가지로 작년까지 KB·신한·하나금융 모두 은행장을 비상임이사 등으로 선임해 지주 이사회에도 참여시켜왔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후보 추천 내역을 확정해 소집공시까지 마친 상황인데, 현 은행장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건도 같이 올려둔 상황이다.
대표이사 회장과 이사회 의장 분리 선임의 경우 우리금융은 2019년 1월 지주 재출범 당시부터 정관에서 규정을 심어뒀다. 2021년 기준 이를 준수하는 비금융업 코스피 상장사는 약 38%, 미국은 약 59%였다.
국내 4대 금융지주의 경우 모두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내 위원회 운영과 이사의 권한 강화를 통해 이사회의 경영 감독 기능 강화에 보다 힘을 실어주고 있는 체제다. 이같은 기본적인 골격에서 임 회장 내정자와 새 이사회는 내부통제 개선 등 강도 높은 지배구조 선진화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