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 적자 심화, 그룹의 '아픈 손가락' 되나
롯데주류 적자 심화, 그룹의 '아픈 손가락' 되나
  • 오예인 기자
  • 승인 2018.08.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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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사업 큰폭 적자에 롯데칠성음료 실적도 부진
- 회사 측, "공격 마케팅 영향, 내부 목표 맞춰가고 있어"
롯데주류의 맥주사업이 부진하면서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롯데주류)
롯데주류의 맥주사업이 부진하면서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롯데주류)

 

[화이트페이퍼=오예인 기자] 지난해 롯데주류 이종훈 대표가 야심차게 내놓은 '피츠'가 맥주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류사업 적자가 롯데칠성음료의 실적마저 깎아먹으며 롯데그룹에서도 특히 더 아픈 손가락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드 보복과 같은 외부 요인에 타격을 입었던 타 계열사와는 달리, 롯데 주류는 내수시장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롯데칠성음료 실적 부진은 롯데주류 맥주 사업이 문제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결기준 롯데칠성음료는 매출액 11222억원, 영업이익 321억원, 순이익 45억원 등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 37.4% 감소한 수치다. 수익성도 나빠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4.5%에서 올 상반기 2.9%가 됐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 롯데칠성음료가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은 롯데주류의 맥주사업 부진 때문이다. 올 상반기 주류사업 영업손실은 31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영업손실 86억원)보다 손실이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롯데 칠성음료는 총 3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주류사업에서 맥주가 문제로 지목된다. 최근 수입맥주 공세가 무서운 가운데 지난해 6월 스탠다드 맥주 피츠 수퍼클리어를 내놓으며 맥주사업을 확대했지만 오히려 2014년 선보인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 시장을 잠식하는 형상이 됐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 매출액이 감소세이고 피츠 월평균 매출은 50억원에 그친다""마케팅 비용은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로 투입되면서 맥주부문 영업적자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롯데주류 롯데그룹 아픈 손가락... "올해도 영업적자 이어질 전망"

지난해 3월 롯데칠성음료는 이영구·이종훈 전무를 내세워 음료와 주류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주류BG 대표를 맡은 이종훈 대표는 1987년 오비맥주에 입사해 수십 년간 주류업계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당시 업계에서 이 대표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피츠가 맥주사업 부문에서 한 방을 터뜨릴지 주목됐지만 오히려 무거운 짐이 됐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사드 보복과 신동빈 회장의 부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계열사 중 롯데칠성음료는 특히 더 아픈 손가락이 됐다. 롯데면세점과 롯데쇼핑의 롯데마트, 롯데슈퍼는 사드 보복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지만 국내맥주 부진은 외부요인이 아닌 마케팅과 경영판단 미스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롯데주류의 부진은 특히 최근 수입맥주 인기가 이어지면서 판도를 뒤집기는 더욱 힘들 전망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맥주 시장에서 카스와 하이트가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수입맥주 공세와 발포주 성장세로 인해 위치 선정에 실패한 클라우드와 피츠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롯데 주류 측은 "출시 1년이 된 피츠는 초기 공장투자와 시장 안착을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다 보니 숫자상으로 부진해 보이는 면이 있다"면서 "소주 청주류는 물론 맥주도 회사의 내부 목표에는 이상없이 잘 맞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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