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진화-무한증식' 편의점, 슈퍼마켓 삼킬까
'무한진화-무한증식' 편의점, 슈퍼마켓 삼킬까
  • 오예인 기자
  • 승인 2018.04.17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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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령화가 오히려 순풍 작용... "편의점서 장보는 시대 올 수도"
▲ 최근 편의점들이 다양한 부대 서비스와 제품을 선보이면서 슈퍼마켓을 대신할 새로운 유통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오예인 기자] 최근 편의점 확장이 무서운 기세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헬스장과 세탁소를 대신할 정도다.

한국도 세탁소, 카페, 콘서트 장 등 다양한 컨셉의 편의점이 생겨나고 있다. 편의점이 타업종까지 집어삼키면서 온라인과 편의점이라는 쌍두마차가 유통업계를 이끌지 주목된다.

3위의 편의점 체인인 로손의 다케마쓰 사다노부 최고경영자(CEO)는 “전자상거래와 편의점이면 충분하다고 보는 이들이 있다”며 “큰 상품은 온라인 쇼핑으로 사겠지만 일상용품은 편의점에서 구입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편의점 왕국 '일본', 헬스장 서비스까지... "고령화가 오히려 순풍"

17일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본 2위의 편의점 체인인 패밀리마트는 24시간 헬스장이라는 부대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패밀리마트는 지난 2월 도쿄 교외 오타나가하라 지구의 편의점에 1호 헬스장을 선보였고 향후 5년간 체인 산하의 300개 편의점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패밀리마트는 프라이드 치킨 '파미치키'를 출시해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골프 만화와 초콜릿 케이크, 캘리포니아 와인, 오징어 스낵, 도시락을 포함해 평균 2500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패밀리마트가 헬스장으로 공세를 취하자 경쟁사들도 세탁, 자전거 공유, 야간 자판기, 약품 판매 등 신종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로손과 세븐일레븐은 그러나 추가 공간과 인력이 필요한 헬스장 같은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이처럼 편의점 업계가 새로운 품목과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은 일본인의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하는 한편 덩치를 키울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최근 일본의 인구감소로 1년 이상 운영되는 편의점들의 방문 고객 수가 지난 24개월 연속으로 감소추세를 보였다. 이는 일본프랜차이즈협회(JFA)가 2004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장 기간이다.

빙문 고객감소에 대한 대응책으로 고객당 매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일본 편의점업계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편의점 업계는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 질서를 정리하고 슈퍼마켓과 커피숍, 약국, 패스트푸드 체인 등 타업종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이처럼 편의점이 진화하면서 온라인에서 큰 제품을 구매하고 일상용품을 편의점에서 구입하는 방식으로 고착화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케마쓰 CEO는 "직장 여성의 증가, 인구의 고령화라는 현재의 사회적 흐름은 편의점업계에 강력한 순풍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도 편의점 서비스 무한 진화중... 슈퍼마켓 대체할까

한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CU는 업계 최초로 한우와 한돈을 판매하는 'IoT 스마트 자판기'를 도입했고 앞서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에 위치한 센타프라자점 내부엔 활어가 담긴 수족관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홍대 젊음의 거리에 '노래방 편의점'을 오픈 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중고폰 거래 서비스인 '폰25'를 운영 중이다. 세븐일레븐 역시 카페형 점포로 편의점을 복합 생활 편의 공간으로 발전시켰고 최근 무인 세탁시스템 시번운영도 시작했다.

골드만 삭스의 가와노 쇼 애널리스트는 헬스장과 같은 부대 서비스가 영업마진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담배나 편의점 커피와 같은 큰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 아직 시장 성장의 여지가 남아있는데다 업계 포화시기가 와도 편의점 점포 자체 성격이 변하면서 슈퍼마켓을 대신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은 전체 소매시장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8%를 웃도는데 한국은 아직 5% 수준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현재 편의점 업계에서 현재 편의점 시장 성장속도로 보아 포화되는 시점을 2022년쯤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게 익숙한 20~30대가 향후 편의점에서 장을 보면서 슈퍼마켓을 대신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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