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금융토크] '은행원 입사' 축하 속에 드리운 암운
[WP 금융토크] '은행원 입사' 축하 속에 드리운 암운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7.12.21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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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텔러, 자산운용, 평가 인력들 AI나 로봇에 의해 대체될 수밖에 없어"
▲ 올해 주요 시중은행 특별퇴직자 수는 4620명으로 지난해(2156명) 보다 무려 2배 넘게 뛰었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솔직히 피 터치게 공부해서 경쟁률 뚫고 은행에 입사하는 청년들 보면 이해가지 않습니다. 분명히 은행은 기계로 다 대체될 거에요. 우리 때나 은행원이 좋았지..."

은행원 A씨의 푸념이다. 과연, 이것이 불과 얼마 전까지 선망의 대상이었던 은행의 현주소일까.

■ 은행권, 올해 퇴직자 지난해보다 2배 많아

21일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 등 주요 8개 은행의 '최근 2년간 신규채용 및 희망퇴직 현황’에 따르면 올해 특별퇴직자 수는 4620명으로 지난해(2156명) 보다 무려 2배 넘게 뛰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279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우리은행이 1011명으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농협은행(534명), 신한은행(280명) 순이다.

이는 인터넷 뱅킹과 대면채널 확대에 따른 점포축소 때문이다. 9월말 기준 8개 은행의 영업점포 수는 5673개로 올해에만 247곳이 감소했다. 앞서 올해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된 손태승 내정자는 디지털 경영을 위한 점포 축소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손 내정자는 “4차산업혁명을 맞이해 보완해야 할 부문을 적극적으로 보완해 디지털 선도은행이 되고자 한다”며 “내년에는 대면 비대면 채널 전략을 세워 손님이 적은 점포는 축소하는 등 중심점포를 애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AI나 로봇이 은행 인력 대체...거스를 수밖에 없는 흐름

기계나, AI(인공지능)나 로봇이 인력을 대체하는 흐름은 은행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적인 추세다. 다만 금융권 중 은행권의 충격은 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에서 앞으로 사라질 포지션들이 많다"며 "단순텔러들도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은행 중 자산운용 담당, 신용위험평가 인력은 AI와 접목된 종합적, 계량적인 모델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금융산업 전체 종사자 75만8000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 중 77.8%(60만4800명)가 4차산업혁명으로 대체될 고위험 직업군이었다. 금융기관별로 은행 직업군 중 77.8%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는 옥스포드대학의 프레이와 오스본 교수의 연구를 토대로 한 것이다.

다만 점차 고령화가 돼 디지털 기기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을 위해 일부 점포는 특히 지역 점포는 유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일시적인 현상일 듯하다.

황 연구위원은 "현재 40, 50대 정도만 되면 이미 IT 교육에 익숙해져 있는 세대"라며 "현재 60세대 이상 이후에만 생소하고 고령화가 되면서 수명이 길어지지만 전체 비중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텔러 수요가 지금처럼 많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예견을 마주하는 은행인들 마음은 우울할 수밖에 없다. 정말 IT와 시대의 변화가 올드한 직업군을 몰아낼 것인가. 이 물음은 은행뿐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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