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했더니, 편의점과 온라인 매출만 늘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했더니, 편의점과 온라인 매출만 늘었다
  • 오예인 기자
  • 승인 2017.09.27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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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슈퍼, 전통시장 혜택보다 유통지형 변화... 글로벌 흐름 못 따라가
▲ 대형마트 의무휴업 도입이 전통시장이나 소형 슈퍼보다는 온라인과 편의점에 유리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오예인 기자] 대형마트가 의무휴업 및 출점 규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통업계 판도가 편의점으로 쏠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형마트 규제가 오히려 주변 상권을 죽이고 온라인과 편의점,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의견이 나와 규제 실효성을 두고 설전이 오가고 있다.

■ ‘대형마트규제’ 편의점·온라인에 혜택... 소형 슈퍼, 전통시장은 축소

27일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규제가 실시된 2011년과 지난해 인천, 경기, 대전 등 6개 지역 6개 대형마트의 반경 3km 이내 개인 슈퍼마켓 사업자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1056곳에 달했던 개인 슈퍼마켓 사업체는 지난해 867곳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은 44.4% 증가했고, 점포당 매출액은 83.3% 급증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규제 이후 소형 슈퍼마켓은 줄어든 반면 대형 개인 슈퍼마켓 수와 점포당 매출액이 늘었다”며 “소형 슈퍼마켓은 성장률이 높은 편의점으로 바뀌거나 식자재 마트 등 규제를 받지 않는 전문점도 속속 등장했다”고 했다.

규제 이후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이나 개인슈퍼보다 편의점과 온라인 소비를 늘렸다. 회원 1200만 명을 보유한 A카드사 사용자 중 2010∼2017년 대형마트 주변 3km 내 거주자의 카드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규제를 받은 대형마트 소비가 줄었고, 2016년부터 전통시장과 개인슈퍼마켓 소비가 위축됐다. 같은 기간 편의점 소비액은 4배, 온라인 소비액은 2배 이상 늘었다.

■ 규제 탓에 유통혁신보다 유통지형만 변했다

소비자 요구와 규제 여파에 의해 현재 유통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유통규제가 시작된 이후 국내 주요 대형마트와 매출은 수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반면 편의점 업체는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 8조9545억원이었던 롯데마트 매출은 지난해 8조2007억원으로 7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홈플러스 매출도 같은 기간 8조8673억원에서 7조9334억원으로 11.7% 감소했다. 반면 편의점 CU와 GS25는 2014년부터 지난해 까지 매출 성장률이 각각 50%, 60%가까이 증가했다.

아울러 온라인 쇼핑의 성장세가 무서운 가운데 유통업계에도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어 규제가 실효성은 물론 시대에 역행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O2O(Online to Offline)과 O4O(Online for Offline)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IoT기술 등을 활용한 매장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유통채널이 혁신을 거듭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규제에 묶여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독 규제가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쏠리면서 오히려 유통지형이 변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체인스토어협회와 일부 중소상인협회 대형마트는 현재 주말 의무휴무일을 주중으로 변경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는 주말 의무휴무일을 유지 확대하자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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