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자체가 한편의 클래식 음악" 온다 리쿠 <꿀벌과 천둥> 호평
"소설 자체가 한편의 클래식 음악" 온다 리쿠 <꿀벌과 천둥> 호평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7.08.2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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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정지은기자]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일본 문단의 대표 작가 온다 리쿠가 7년 만에 완성한 대작 <꿀벌과 천둥>(현대문확. 2017)이 주목을 받고 있다. 책을 읽은 독자들이 잇단 호평을 내놓고 있다.

소설은 피아노 콩쿠르를 무대로, 참가자들의 재능과 운명, 음악의 세계를 아름답게 그렸다. 주인공은 4명이다.

한때 천재 소녀로 불렸지만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무대를 떠났던 에이덴 아야.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줄리아드 음악원 출신의 엘리트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음악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악기점에서 일하며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28세 가장 다카시마 아카시. 그리고 양봉가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을 떠돌며 홀로 자유로운 음악을 추구해온 16세 소년 가자마 진이다. 등장 인물 속에서 타고난 천재와 노력형 천재의 대립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시골 소년 가자마 진이 압권이다. 콩쿠르와 거리가 먼 듯 보이는 이 소년은 그 어디에서 듣지 못한 연주로 오디션장을 충격에 빠트린다.

음악 소설인 만큼 전편에 선율이 흐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 작품에 대한 일본 독자의 평은 “음악을 직접 듣는 듯 생생하다”란 한 마디로 요약된다. 우리 독자도 마찬가지다. 교보문고에 올라온 블로그 평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6백 페이지 넘는 책이지만 그만큼 몰입도가 높아 두께는 큰 의미가 없었다. 두께가 주는 편견과 클래식이 주는 난해함을 우아하게 격파해낸 작가의 수려한 글솜씨와 번역 덕분에 책을 청각으로 읽는 낯설고 신선한 경험을 맞볼 수 있었다.“ (zz**eyozz)

“....크레센도와 데크레센도 피아니시모, 포르테, 안단테가 결합한 한곡의 클래식 같다. 텍스트가 움직이 듯한 착각,  피아노의 건반처럼 오르락 내리락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do**a21)

책을 읽고 나면 세상이 달리 ‘들린다.’

소설을 읽고 소설 속 곡들을 찾아 듣는 중에 창 밖에서는 매미가 시끄럽게 울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엄청 시끄럽게 느꼈을 소리였지만 듣고 있는 음악과 마치 하나인 것처럼, 그것마저 악기인 것처럼 느껴졌다. (fi**38317)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에 달린 잎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소리를 들은 적 있는가. 평소라면 전혀 느끼지 못하는 그 아름다운 자연의 선율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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