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국기에 새겨넣은 '체스로 외세에 맞선 영웅담'
[책속의 지식] 국기에 새겨넣은 '체스로 외세에 맞선 영웅담'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5.01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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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에 그려진 세계사> 김유석 지음 | 김혜련 그림 | 틈새책방
▲ 크로아티아 국기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체스로 나라를 구한 왕을 기리고자 국기에 체스판의 체크무늬를 넣은 나라가 있다. 어딜까. 바로 크로아티아다.

크로아티아는 아드리아 해를 가운데 두고 이탈리아 반도와 마주한 긴 해안선을 가진 나라다. 이 해안 지역을 달마티아 혹은 달마시아 지역이라 부르는데 흰 바탕에 검은 점이 있는 개 달마티안의 고향이기도 하다.

크로아티아의 국기는 인구 다수를 이루고 있는 슬라브 민족의 색이라는 빨강, 하양, 파랑 바탕에 가운데 체크무늬 국장이 있다. 이 체크무늬에 깃든 영웅담은 10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10세기 말 베네치아 총독 피에트로 오르세올로 2세는 아드리아 해를 두고 크로아티아와 격돌 끝에 크로아티아의 국왕 스테판 드르지슬라프를 포로로 잡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베네치아 총독 피에트로는 스테판의 체스 실력이 수준급이란 말을 듣고 내기를 건다. 그의 취미가 체스였던 데다가 체스 실력에 대한 자부심도 남달라서다.

그가 내건 조건은 ‘자신을 이기면 풀어주겠다’는 거절 못 할 제안이었다. 놀랍게도 스테판 국왕의 실력이 한 수 위였다. 연이어 세 경기에서 모두 이겨 자유를 얻은 것. 덕분에 스테판 왕은 베네치아의 확장을 막아냈지만, 일찍 죽음을 맞이한다. 결국 베네치아는 달마티아 지역을 손에 넣고 아드리아 해 전역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데 성공한다.

<국기에 그려진 세계사>(틈새책방.2017)가 소개한 내용이다. 책은 비록 전쟁에 패했지만, 외세에 맞서 용감하게 싸운 스테판 국왕을 기리고자 국기에 체스판의 체크무늬를 넣게 되었다는 국기에 담긴 사연을 전했다. 크로아티아 축구팀의 유니폼도 빨강과 하양의 체크무늬인 것을 보면 체크무늬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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