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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이런일이] 우리 민족은 계단을 싫어했다?

<집은 디자인이 아니다> 김기석 지음 | 구승민 그림 | 도서출판 디 박세리 기자ldadawriting@whitepaper.co.krl승인2017.04.28 17: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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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집을 깊이 있게 읽어 낸 <집은 디자인이 아니다>(도서출판디.2017)에 우리 민족이 계단을 싫어한다는 재미있는 대목이 있다.

평원의 문명은 방어적 이유에서라도 높은 망루가 필요했지만, 편평한 길만을 걸어 집에 도달하는 것이 드물었을 우리 민족은 계단을 집에 만들 이유가 없었다. 수많은 높은 산 속에 계단과 다름없는 지형을 겪으며 살았기에 ‘집안에서조차 계단은 이제 그만!’이었을 거라는 견해다.

또 우리는 인공적인 높은 구조물을 만들려고 애쓸 필요가 없이 자연 지형이 망루를 충분히 제공했기 때문에 방어적 기능도 자연 지형으로 충분했다. 각각의 필요에서 출발한 건축 양식이 지금의 기호로 자리 잡았다는 해석이다. 가난해서는 아니었을까 싶은 의문에도 나름의 이유를 제시했다.

저자는 가난한 사회일수록 고밀도의 주거 형태가 필요하고 그에 따라 많은 계단이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로마건축의 경우 상류층의 살림집은 도무스라는 단층이었지만, 서민들이 살던 인슐라는 10층짜리도 흔했다. 지금도 펜트하우스를 제외하면 잘사는 사람들은 땅에 바짝 붙어사는 점도 예로 들었다.

실제 우리 전통 건축에서 높은 계단을 찾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곳곳에 수많은 탑이 세워져 있지만 탑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한다. 탑 내부에 계단이 없기도 하지만, 그저 밑에서 바라보는 건축물일 경우가 대다수라서다.

이에 반해 이탈리아와 러시아 남부의 캅카스 지역의 경우에는 망루를 닮은 요새형 탑상 주택이 있고 가까운 일본만 해도 탑상성채라 하여 수많은 계단과 층으로 이뤄진 성채 건축물이 있다.

재미있는 대목은 이런 기호가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데 있다. 저자는 300여 채의 집을 지은 건축가로 한국인은 인테리어에서 단차 없이 편평한 평면을 유난히 선호한다고 전한다. 지형 때문에 어쩔 수 없을 때만 바닥의 굴곡을 받아들여 이층집을 지어도 주요 기능을 아래층에 쏠리게 해 면적 배분에 어려움이 많다.

박세리 기자  dadawriting@white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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