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최근 일부 증권사가 부동산이나 인프라 PF(프로젝트파이낸스)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PF참여는 경제에 활력을 준다. 다만, 증권사의 장래에 빚이 될 수 있는 '우발채무' 급증이 심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여의도 증권가, PF 참여 '속속' 눈길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여의도 MBC 이전 사옥 부지 개발을 위한 우선인수협상자 선정에, 일부 증권사가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의도MBC 사옥은 1500평으로 빌딩 4개동, 총 6만평을 건축될 예정이다. 국내 한 대기업에서 레지던스호텔 사업을 추진하고, 일부 건설사에서 일반 오피스를 분양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SK증권은 지난 3일 총 사업비 990억원 규모의 정암풍력발전단지 건설사업 PF의 금융주선을 완료했다. 이는 SK증권이 금융주선을 완료한 여덟번째 PF다. 정암풍력발전단지는 총 32.2MW 규모로, 연간 약 7만2128MWh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초 4100억원 규모의 '고성 하이 화력 발전사업' 지분 출자금 PF 주관을 맡고, 금융주선을 완료했다. 경남 고성군 하이면에 2080MW(메가와트)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예상 생산 전력은 국내 전체 발전용량의 2%로, 오는 2021년 준공 예정이다.
■ 증권사 PF, 경제 활력 혹은 우발채무로 우려
이같은 증권사의 PF 참여는 기존에 일부 은행에 국한됐던 PF에 증권사가 나섬으로써, 국내 경제에 활력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다만, 우려섞인 시선도 적지않다.
박태준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업계가 도로, 항만, 철도, 발전소 등 인프라 PF에 참여함으로써, 경제활동의 기반을 형성하는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위기와 금융규제 여파로 상당 수 프로젝트가 PF 자금조달 부진으로 침체를 겪은 바 있어 주의를 요한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증권사의 PF 참여가 부동산에 치우쳐져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급랭에 따라 대규모 지급 보증으로 증권사 부실 가능성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국, 신용평가사 입장에서는 건전성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강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 지급보증 규모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온 점에서 장래 우발채무 가능성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발 채무란, 현재 존재하는 채무는 아니지만 앞으로 일련의 사태가 발생할 때 확정 채무가 될 가능성이 있는 빚을 말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0일 ‘증권업 우발채무, 리스크 프로필 점검과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본 대비 우발채무 잔액이 100%를 웃도는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이라고 짚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안지은 금융평가본부 연구원은 "(이같은 회사들은) 부동산 대출 총잔액이 급증하면서,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증권사의 PF는 당국이 강조하는 기업금융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황세운 실장은 "기업금융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으로, 혁신기업, 성장 잠재력있는 스타트업 기업에 자금 공급을 통해 국가 경쟁과 고용창출에 이바지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PF는 부동산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지급보증을 서는 것이므로 전통적인 기업금융과는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