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우조선발 충당금에 '울며 겨자먹기'
은행권, 대우조선발 충당금에 '울며 겨자먹기'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7.03.22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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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자금지원으로 가닥...23일 지원방안 발표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추가지원 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은행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우조선에 또 혈세 붓나... 분담비율 이번주 윤곽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3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 방안을 확정한다. 처리방안은 워크아웃이나 조건부 자율협약과 같은 한층 강화된 구조조정과 추가자금 지원으로 나뉜다.

금융당국은 추가자금 지원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아웃 설이 돌고 있는 대우조선을 지원하기 위해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자금 지원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는 23일 드러나는 처리방안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할 신규자금에 대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분담비율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조선은 당장 다음달 21일 4400억원을 시작으로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올해 9400억원에 내년에도 5500억원 등 1조50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예정됐다.

신규자금 지원으로 산은과 수은에는 큰 부담이 실릴 전망이다. 이미 산은과 수은은 대우조선의 위험 노출액(익스포저)가 2015년 7월 10조7376억원에서 지난해 9월 15조384억원으로 4조3008억원 늘어난 상황이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지난 2월8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국민혈세를 투입하는 문제는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의 기본적 입장은 어떤 경우든 국민의 혈세가 더 들어가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중은행 '울며 겨자먹기'로 동참 수순

시중은행은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지원참여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지원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다. 

당국이 '출자전환'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시중은행의 충당금 부담이 높아질 전망이다. 출자전환은 부채를 지분으로 바꾸는 방식이어서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금을 받아낼 가능성이 낮아져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현재 은행들은 대우조선 채권을 ‘요주의’로 분류해 대출자산의 7~19%를 충당금으로 쌓아왔다. 요주의인 대우조선 채권의 등급이 '고정이하'로 한계단만 떨어져도 은행은 충당금을 20% 이상으로 적립해야 한다.

시중은행의 대우조선 위험노출액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22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민·KEB하나·농협·신한·우리은행의 대우조선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총 2조6592억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어떤 지원방안을 내놓더라도 은행에는 악영향"이라며 "충당금이 많아지면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해 건전성이 나빠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은행의 관계자는 "산술적으로는 모로봐도 지원을 안하는게 맞는데 당국 분위기에 따라가지 않겠냐"며 난감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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