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학·연수비 11년 만에 가장 적었다…가계 어려움 가중·환율 영향
해외유학·연수비 11년 만에 가장 적었다…가계 어려움 가중·환율 영향
  • 이아람 기자
  • 승인 2017.03.17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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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해외 유학생들에게 보낸 돈의 규모가 줄었다. (사진출처=픽서베이)

[화이트페이퍼=이아람 기자] 지난해 환율 상승과 함께 가계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유학 및 해외연수 지출이 줄어 11년 만에 최소수준을 기록했다.

17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어학연수·교환학생을 포함한 한국인 유학생이 학비, 체류비 등으로 해외에 지급한 금액은 모두 35억185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37억4190만 달러보다 6.0% 줄면서 2005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연간 해외유학·연수 지급액은 2000년대 들어 급증했다. 2007년 50억2530만 달러까지 확대됐드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3년 43억690만 달러에서 2014년 37억2210만 달러로 줄어든 이후 3년째 30억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유학·연수비가 줄어든 것은 달러화 강세와 경기 부진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은 1160.4원으로 전년대비 28.9원 올랐다.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유학비를 보내려면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같은 원화를 보내도 적은 달러화를 받게 된다.

더불어 더 이상 소득이 오르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지속하자 가계가 교육비를 비롯한 씀씀이를 줄여나간 영향도 작용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교육비 지출은 28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0.4% 줄었다. 정규교육 지출은 1.3% 늘었고 학원 및 보습교육은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국외연수 등 '기타교육' 지출이 16.4% 급감했다.

가계가 씀씀이를 줄이려는 경향은 유학 국가 변화를 통해서도 엿볼수 있다.

유학국가 변화도 가계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교육부가 매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집계한 통계를 보면 미국으로 떠난 유학생은 2015년 6만8105명에서 지난해 6만3710명으로 6.5%나 줄었다. 영국(1만3002명→1만1885명), 일본(1만6374명→1만5279명), 캐나다(1만964명→1만889명)도 감소했다.

반면 중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은 같은 기간 6만2923명에서 6만6672명으로 6.0% 증가했다. 뉴질랜드(3097명→4051명), 필리핀(1004명→3772명)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미국과 함께 'G2'(주요 2개국)로 떠오른 중국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도 있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선진국보다 유학비가 적게 드는 곳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외유학·연수비가 지난해 줄었음에도 우리나라 국민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부담이다.

지난해 지급한 35억1850만 달러를 연평균 원·달러 환율로 환산하면 약 4조828억원이다. 2015년(약 4조2339억원)에 이어 2년 연속 4조원을 넘었다.

반면 지난해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들로부터 받은 유학·연수비는 1억2270만 달러에 그쳤다. 우리 국민이 지급한 금액과 비교하면 29분의 1에 불과해 만성 적자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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