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찬바람에 금리는 상승...자영업자 '죽을맛''
매출 찬바람에 금리는 상승...자영업자 '죽을맛''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7.02.27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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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평균금리 계속 오름세..."금리 1%p만 올라도 폐업위험 2배↑"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명예퇴직 후 카페를 차려 5년째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새 시설장비를 구입할 돈을 대출받기 위해 은행에 들렀다. 그러나 창업때  이미 대출을 받은 A씨는 신용등급이 하락한 상태였다. 현재 등급으로 대출을 받으려면 연 6%대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A씨는 대출을 포기하고 돌아왔다.  

자영업자 대출의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영란법과 내수부진으로 시름하던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김영란법·내수부진도 벅찬데...자영업자 대출금리도 오름세 

27일 전국은행 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6대 주요은행(국민·신한·KEB하나·우리·기업·농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평균금리는 4.32%에 달했다. 지난해 해당 공시가 처음 시작된 11월과 비교하면 석달만에 0.22%포인트 뛰어올랐다.

눈에 띠는 점은 부실우려가 적은 ‘보증서담보대출’의 금리도 올랐다는 점이다. 보증서 담보대출이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과 같은 금융기관에서 신용보증서를 발급해주는 대출이다. 때문에 개인사업자가 빚을 갚지 못해도 부실화될 가능성이 적다. 

지난해 11월 6대 은행의 보증서담보대출 평균금리는 3.38%였다. 반면 1월 금리는 3.61%로 3개월새 0.23% 상승했다. 국민은행이 0.21%포인트로 가장 증가폭이 컸고 우리은행 0.17%포인트, 신한은행 0.16%포인트, 농협은행 0.14%포인트, 기업은행 0.13%포인트, KEB하나은행이 0.08%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신용한도대출 금리의 오름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11월 중 4.81%였던 평균금리는 지난달 5.10%로 0.27%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이 0.71%포인트로 오름폭이 가장 컸고 기업은행 0.31%포인트, 우리은행 0.27%포인트, 국민은행 0.16%포인트, 농협은행이 0.01%포인트 순이었다. 

"금리 1%포인트만 올라도 자영업 폐업위험 2배↑"

자영업자 대출의 금리가 급상승한 이유는 금융당국이 해당 대출에 대해 관리모드에 돌입한 탓이다. 가계빚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른 자영업자 대출에 당국이 칼을 빼들면서 은행 역시 대출조이기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 1월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자영업자 대출은 650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가계대출 1300조원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다.

아울러 자영업자의 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LTV·DTI와 같은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고위험대출 비중이 높다. 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은 아직 명확한 규제 방안이 없기 때문에 각 은행들이 금리를 올려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 폐업위기에 내몰리는 자영업자가 증가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자영업자가 문을 닫을 위험이 최대 2배로 커진다.

또한 금리가 0.1%포인트 오를 때는 음식·숙박업의 폐업위험도가 10.6%, 수리·기타 서비스업 7.5%, 도·소매업은 7.0% 증가한다는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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