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미국 독립전쟁, 술 때문에 일어났다?
[신간] 미국 독립전쟁, 술 때문에 일어났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2.09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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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술꾼> 벤 맥팔랜드, 톰 샌드햄 지음 | 정미나 옮김 | 시그마북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진정한 주당이라면 이런 책, 한 번쯤 거쳐야지 않을까 싶다. 30년에 걸쳐 주류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두 저자가 집필한 <생각하는 술꾼>(시그마북스.2017)에는 술에 관한 역사부터 흥미로운 일화까지 가득하다.

특히 미국 독립 전쟁이 사실은 1775년 보스턴 차 사건이 아니라 술 때문이었다는 대목은 눈길을 끈다. 보스턴 차 사건은 미국 독립 전쟁이 촉발된 계기로 알려졌다. 식민지 자치에 대한 지나친 간섭에 미국 식민지 사람들이 격분해 영국으로부터 차 수입을 저지하려고 보스턴 항구에 정박 중이던 영국 선박의 차를 바다에 내던진 사건이다.

그런데 사실은 보스턴 차 사건이 이면에는 숨은 갈등이 있었다. 영국 정부가 럼주에 대해 무거운 세금을 물리면서 식민지 사람들의 마음에 불만의 씨앗을 뿌려놓았다는 것. 그 후 항의의 표시로 아까운 술을 바다에 내던지는 대신 차 상자를 내던지면서 전쟁이 촉발됐다는 견해다.

그런가 하면 성경에 등장하는 포도주는 사실 맥주의 오역이라고 말한 대목도 흥미롭다. 책에 따르면 예수가 살았던 고대 이스라엘 양옆에 자리한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는 모두 맥주 강국이었으며 고대 이스라엘의 토양 또한 포도보다는 곡물의 재배에 더 잘 맞았다. 게다가 예수가 살던 시절에는 맥주가 성별이나 계급을 막론하고 누구나 즐겨 마시던 술이었다.

또한, 성경 원전에 여러 차례 언급된 맥주가 어쩐 일인지 현대 번역본에서 행방이 묘연하다 지적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독주’의 의미 히브리어 ‘shekher’의 어원은 ‘보리술’을 뜻하는 고대 셈 어 ‘시카루Sikaru’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런데 왜 맥주가 포도주로 둔갑했을까. 저자는 17세기 처음 성경이 영어로 번역되던 시절 맥주는 빈곤층의 술이었고 상류층에 와인이 인기를 끌었던 데서 원인을 찾았다. 한마디로 학자적 속물근성 탓이라는 말이다. 책은 술과 얽힌 재미있는 사실들과 주류 세계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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